머리로 헤아려서는 안 된다

202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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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화두를 들 때, 방법을 제대로 가르쳐 주지도 않고, 그저 화두에 대한 답을 내라고 하면서, 다만 머리로 헤아려서는 안 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좌복 위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데, 나중에는 답답함에 돌아버리겠더군요.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특정한 방법을 알려 준 뒤에 그 방법으로 가다보면 어떤 특정한 목표에 도달한다고 해야 맞거든요.

 

그런데 화두에서는, 목표도 선명치 않고, 방법도 없어요.

 

보통, 사람들은, 의도를 일으키면 그 의도한 바대로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니 대충이라도 무엇을 의도하는지를 그려놓아야, 그 의도한 바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여기지요.

 

이런 인과적인 생각으로 이 법공부를 대입해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게 느껴집니다.

 

처음엔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무식한 공부가 어디있나? 맥락도 없고, 방법도 없고,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

 

머리로 이해되지 않으면 현대인들은 그 길로 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공부는 그런 공부가 아닙니다.

 

그렇게 생각으로, 이해로, 인과로, 논리로 접근하는 공부가 아닙니다.

 

그 모든 것을 단번에 뛰어넘는 공부입니다.

 

그러려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지요.

 

머리로 이해하던 일체 모든 범주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원인과 결과라는 인과를 너머 비인비과로 내딛어야 합니다.

 

허공 중에 한 발을 내딛는 길이고, 백척간두에서 진일보하는 공부입니다.

 

의식으로 헤아려서 아는 공부가 아니라, 바로 그 모든 의식이 도무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서 콱 막힘으로써, 분별의식 너머의 무분별지로 문득 뛰어넘어야 하는 것입니다.

 

분별의식이 알고 모르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분별의식 자체가 생멸하는 본 바탕에 대한 돌이킴입니다.

 

'안다'와 '모른다'가 어디에서 일어나고 사라집니까?

 

의식으로 헤아려 아는 것이 아니라, 의식 그 자체의 근원을 문득 돌이켜 곧장 법을 확인하는 공부입니다.

 

그러니 세간적인 방식으로 이 공부를 해 볼 생각 자체는 애초에 집어던지십시오.

 

세간의 공부에 너무 뛰어나고 익숙하던 사람일수록 이 공부가 어려운 이유입니다.

 

그 모든 것을 리셋하고, 처음으로 돌아가세요.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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