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방송 원고읽기] 좋은건지 나쁜건지 알 수 없다

202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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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는 우리 앞에 일어난 어떤 일이 나에게 정말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모든 일에 좋은 일이라거나 나쁜 일이라는 꼬리표를 붙여서 해석하고 판단하며 분별합니다.


내 앞에 펼쳐진 어떤 일도, 내가 사업이 부도가 났든, 뭔 일이 생겼든, 자식이 공부를 못해서 좋은 대학을 못 갔든, 내가 심지어는 교통사고가 났든, 그것은 나에게 득이 되는지 해가 되는지 조차 우리는 사실 알 수 없습니다. 새옹지마라는 말처럼 말이지요. 그런데도 우리는 우리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을 둘로 나눠놓고 이건 좋은 일이다, 싫은 일이다 하고 해석하니까 거기에서 괴로움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았는데 초기 암진단을 받았어요.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말기가 아니고 초기 때 딱! 봤으니까 하고 고맙습니다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재수가 없을려니까 하필이면 왜 암이 나에게 왔느냐 괴로워할 수도 있는 것이겠지요? 그러니까 암이라는 그 자체는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해가 되는지 우린 모릅니다.


그 분은 수술을 잘 마치고, 그 때부터 술담배도 끊고, 건강하게 사시더군요. 그렇게 술담배를 끊고 사니까 세상 사는 게 재미가 없어서 찾다 찾다 부처님 마음공부를 발견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암 걸린 덕분에 이 좋은 마음공부를 알게 되었으니, 암이야말로 내 인생을 바꾸어준 귀한 인연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러니까 암 걸렸다는 사실 그 자체는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우린 알 수 없습니다. 그것은 사실은 제법실상으로 왔고, 입처개진으로 왔습니다. 그것 자체가 진리의 모습으로써 우리에게 온 것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분별망상으로 억울하다, 괴롭다,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느냐 이렇게 생각한단 말이죠.


불교 공부를 열심히 하시는 분들을 뵈니까 주로 두 경우 중 한 가지더군요. 공부인연이 있는 사람들, 전생에 좀 닦은 인연이 있는 사람들, 그야말로 지혜의 씨앗들이 있는 분들은, 20대, 10대 밖에 안 된 사람들 중에도 불교에 폭 빠져있는 친구들이 있어요.


또 한 가지는 역경이나, 괴로움이나 정말 비참한 괴로움을 당했을 때, 뭔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절에 오는 사람들도 있단 말이죠. 그래서 주로 수능시험 보기 직전에 많이 절에 오십니다. 부모님 돌아가셨을 때 49제 하려고도 오고요. 또는 쫄딱 망했거나. 이래가지고 정말, 막 죽고 싶어서 오시는 분들, 혹은 정신적으로 너무 괴로워서 찾아오시는 분들. 그런 분들도 계신단말이죠.


그런데 그렇게 괴로워서 오셨던 분들이 시간이 지나고나서 제자리를 찾고 불교공부에 푹 빠지고서는 하시는 말씀이 그 때 그 괴로운 일이 없었다면 나는 이 좋은 법을 절대 만나지 못했을 거라고 말씀하곤 하십니다. 그 괴로움이 나를 죽이려고 찾아온 것이 아니라, 나를 진정으로 돕기 위해, 나에게 이 마음공부 인연을 심어주기 위해 왔던 것이었음을 뒤늦게 깨닫는 것이지요.


사실 부처님께서는, 진리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힌트를 주고 있습니다. 이제 그렇게 허망한 인생만 살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도 좀 돌보고, 삶의 지혜에도 좀 관심을 가지면서, 마음공부를 좀 하라는 힌트를 준단 말이지요.


예를들면 이와 같아요. 군생활 할 때는 자꾸만 선임병이 군법당에 함께 가자고 권유했는데 그걸 듣지 않았고, 산행을 갔다가 들른 절에서 스님이 차 한 잔 하고 가라고 했는데 바쁘다며 그냥 와 버리는 것이지요. 우주법계는 동시성으로 불법으로 이끌어 주려고 했지만 본인이 그 힌트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우주법계는 어떻게든 이 친구를 돕고 싶은 마음으로 극단적인 방법까지 써가며 암 초기 진단을 줌으로써 결국 불법을 깨닫게 이끈다는 것이지요. 말하자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극약 처방을 우주가 내려주기 전에 미리부터 불법공부라는 이 반야지혜의 일대사인연을 먼저 나서서 맺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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