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의 헌 남편과 살지 말고, 매 순간 새로운, 모르는, 미지의 그와 결혼하라

202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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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로 옮겨 온 것이 아니다.


10년 전의 내가 지금의 나로 옮겨 온 것이 아니다.


불천(不遷)!


그 어떤 것도 옮겨오지 않는다.


아침에 회사로 출근했던 남편이 저녁 때 집으로 퇴근하는 것이 아니다.


출근한 그 남편과 퇴근한 그 남편은 옮겨오지 않았다.


다만 내 생각, 기억, 분별이 그것을 동일인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 몸의 세포, 원자, 미립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


1년 전 강물에 손을 씻었지만, 지금 손 씻는 강물은 1년 전의 그 강물이 아니다.


업보는 있으되 작자는 업다.


업을 지으면 그에 따른 과보는 있지만, 업을 짓는 자나 업을 받는 자라는 '작자'는 없다.


이것은 단순한 진실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분별, 생각은 어제의 그것과 오늘의 그것이 옮겨가고, 지속되는 동일인이라고 여긴다.


남편이 말을 한 마디 할 때, 남편을 다 안다고 여기기 때문에, 그의 입에서 나올 말을 넘겨집는다.


자세히 듣지 않고, 내 식대로 그를 판단한다.


그는 내가 잘 알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20년, 30년을 함께 살았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이 남편은 난생 처음 보는 첫 만남의 대상일 뿐이다.


과거의 기억을 빼고, 생각과 분별을 빼고 그를 만나 보라.


틱낫한 스님의 말씀처럼 '사랑은 언제나 첫사랑일 뿐'이다.


지금 눈앞의 이 낯선, 모르는, 생기로운 이 한 남자를 텅 빈 마음으로 만나보라.


모를 때 그가 궁금하고, 그의 말에 관심을 기울이며, 그를 존중하게 된다.


안다고 여기면, 더 이상 그를 만나지 않는다. 


내가 아는 의식을 덮어 씌워 그 내 의식을 만날 뿐이다.


그 때 그의 진정한 본질에 다가서지 못한다.


사실, 우리는 남편과 함께 사는 것이 아니라, 내 머릿속에서 그려 놓은 남편의 이미지만을 평생 만날 뿐이다.


애석하게도.


매일 새 남편을 만나 보라.


머릿속의 헌 남편과 살지 말고, 매 순간 새로운, 모르는, 미지의 그와 결혼하라.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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