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성제(2) - 12가지 괴로움의 원인

202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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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는 무엇을 괴로움이라고 할까? 일체 모든 괴로움을 생노병사 우비고뇌(生老病死 憂悲苦惱)라고 한다.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으며, 근심, 슬픔, 고통, 번민으로, 인간의 모든 괴로움을 포괄하여 설명하는 술어다. 이것을 간단히 줄여 노사(老死)라고도 한다.

부처님께서는 노병사와 우비고뇌로 대표되는 모든 괴로움의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사유해 보았더니, 당연히 그 원인은 생(生)에 있었다. 사실 중생에게는 태어났다는 허망한 착각이 있지만, 진리에서는 태어남도 없고 사라짐도 없다. 불생불멸(不生不滅)이다. 그러나 인간은 이 몸과 마음 즉 오온이 나라는 허망한 착각을 진실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이 몸이 태어날 때 나도 태어나고 이 몸이 죽을 때 나도 죽는다고 착각하는 것일 뿐이다.

일체 모든 문제, 괴로움도 마찬가지다. 내 바깥에 노병사 우비고뇌라고 하는 실체적인 괴로움이 진짜로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분별심, 의식으로 그렇다고 판단하여 만들어 낸 것[生]일 뿐이다. 이처럼 생(生)이란 ‘생겨났다’라고 착각된 것들, 분별된 것들이다. 그러니 생을 소멸해야 한다는 말은, 내가 죽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태어났다는 분별망상을 소멸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의 원인은 무엇일까? 바로 유(有)다. 내 안에서 온갖 문제가 생겨나고, 괴로움이 생겨나려면, 그것이 생겨날 만한 원동력의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유(有)다. 업유(業有)라고 하여 업, 즉 행위를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는 유위의 마음이다.

유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취(取)에 있다. 즉 집착, 취착심이 있을 때 그 취착하고자 하는 대상을 취하려는 행위인 업을 일으키는 것이다. 대상을 취하여 집착하려는 마음으로, 생각을 일으키고, 말을 하고, 행동을 함으로써 신구의 삼업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처럼 모든 행위, 즉 모든 업의 원인은 취착심에 있다.

그렇다면 취착심은 어디에서 올까? 취의 원인은 애(愛)에 있다. 애욕, 욕망이 있기 때문에 취하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여기까지 예를 들어 이해해보자. 지금의 경제력과 현재 살고 있는 빌라에서 행복한 한 가족이 있다. 그런데 친구를 만났더니 다른 친구들은 작은 돈으로 서울 아파트에 투자를 하여 몇 억이 올랐다고 자랑을 한다. 갑자기 내 형편이 위축되고, 무능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가난한 사람이라고 여기며 괴로워진다. 더 열심히 벌지 못하면 뒤쳐질 것 같아 불안하다.

이 괴로움의 원인은 어디에서 생겨났을까? 이 사람에게는 본래 괴로움이 없었지만, 친구들과 비교하면서 괴로움이 생겨났다. ‘가난’이라는 허망한 의식이 생겨났고[生], 가난해서 괴롭다는 착각이 생겼다.

이것이 생겨난 원인은 남들과 나를 비교하며, 그들처럼 부자가 되기를 바라며[愛], 돈에 집착하고[取], 부자가 되려면 더 노력하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는 의지가 생겨[有=業有]난 것에 기인한다. 부자가 되려는 의지가 생겨나니[有], 부자가 되려는 행동을 실천하여 현실을 만들어내게 된다[生]. 부자가 되려는 의도를[有] 가지고, 노력하여 돈도 만들어내고, 성과도 만들어내지만[生] 현실은 여전히 부족하여 괴로울 뿐이다.

이처럼 생노병사의 괴로움의 원인은 애-취-유-생-노사로 이어진다.

그러면 애의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수(受)에 있다. 대상에 대해 좋은 느낌이 일어나면, 그 좋은 느낌에는 애욕이 따라온다. 싫은 느낌에는 미움과 증오 같은 싫은 마음이 따르고 연이어 거부감이 일어난다.

그러면 수의 원인은 무엇일까? 수의 원인은 촉(觸)에 있다. 좋거나 싫은 느낌이 일어나려면 대상과 접촉해야 한다.

접촉은 어떻게 해서 일어나는 것일까? 그것은 앞의 십팔계(十八界)에서 이미 배운 것처럼 육내입처와 육외입처, 그리고 육식이 화합함으로써 일어난다. 그래서 촉의 원인은 차례로 육입[육내입처]과, 명색[육외입처], 식[육식]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접촉을 하려면 당연히 우리 안에 감각기관, 감각기능이 있어야 하니 이것이 육입(六入)이다.

육입의 원인은 명색(名色)이다. 대상이 없다면 감각기능이 있을지라도 감각할 수 없을 것이다. 감각활동은 감각의 대상이 있을 때 일어난다. 육입의 대상은 육외입처인데, 엄밀히 말하면, 육입이 감각적으로 접촉하는 대상은 육외입처만이 아니라, 육내입처도 포함된다. 그런 점에서 육입의 원인은 육외입처라기 보다는 명색(名色)이라고 할 수 있다.

명색은 식(識)으로 인해 일어난다. 물론 식 또한 명색으로 인해 발생한다. 식과 명색은 순환 연기의 관계에 있다. 눈귀코혀몸뜻 육입이 그 대상인 명색을 인식하는 것이다. 육입에 들어온 대상인 명색이 있을 때 비로소 그 대상을 분별하고 인식하여 아는 것이다.

그러면 식의 원인은 무엇일까? 식의 원인은 행(行)에 있다. 수상행의 도움을 받아 식이 최종적으로 대상을 분별하여 아는 것이다. 수온과 상온의 기초자료를 가지고 행온이 의지작용인 업을 일으켜 유위를 만들어낸다. 앞에서 업이 유위를 만들어내면 식온은 행온이 만들어낸 유위를 인식한다고 했다. 그리고 식이 그 행에 의해 조작된 유위를 인식할 때 명색으로 인식한다. 이 과정이 바로 ‘행-식-명색’이 일어나는 과정이다. 이 또한 서로 순환되고, 되먹이는 관계다.

즉 식이 있으면 식이 인식할 유위를 만들어내는 행의 작용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행의 원인은 무엇일까? 우리가 업을 짓는 원인은 앞에서 취착과 애욕이라고 했다. 여기에서는 그러한 직접적인 업의 원인을 탐구함으로써 그러한 취착과 애욕이 일어나는 근원적인 원인을 묻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무명(無明)이다.

오온무아(五蘊無我)에서 본 것처럼, 본래 실체적인 것이 아님을 깨달아 안다면 그 어떤 대상에 대해서도 집착하려 하거나 애욕심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오온무아를 모르는 상태가 바로 무명이다. 연기, 중도, 무아를 모르는 상태가 바로 무명이요, 어리석음인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업을 짓는 근원적인 원인은 바로 어리석음에서 기인하는 것임을 부처님께서는 십이연기를 통해 통찰한 것이다. 괴로움이 왜 생기는지를 보았더니 집착과 애욕 때문이고, 집착과 애욕은 결국 어리석음, 무명으로 인한 것임을 깨달으신 것이다.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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