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끊어지고 생각이 끊어지면 통하지 않는 곳 없다

2025-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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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태허 무흠무여(圓同太虛 無欠無餘)


둥글기가 큰 허공과 같아서 모자람도 없고 남음도 없거늘 


양유취사 소이불여(良由取捨 所以不如)


취하고 버림으로 말미암아 그 까닭에 여여하지 못하다. 


막축유연 물주공인(莫逐有緣 勿住空忍)


세간의 인연도 따라가지 말고 출세간의 법에도 머물지 말라.


절언절려 무처불통(絶言絶慮 無處不通)


말이 끊어지고 생각이 끊어지면 통하지 않는 곳 없다. 


[신심명]


자성, 법신, 마음, 법은 그 크기가 큰 허공과 같아서 모자람도 없고, 남음도 없다. 


다만 사람이 분별망상으로 취하고 버리는 것 때문에, 그 취사간택심으로 인해 여여(如如)하지 못할 뿐이다.

 

세간의 인연이 있으면 그 인연에 응해주되, 그 인연을 따라가지는 말라. 


그 인연에 깊이 개입될 필요는 없다. 


말 그대로 인연은, 인연가합(因緣假合)이기 때문에,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 


잠시 가짜로 형성된 것이라서 허망하다. 


인연 따라 잠깐 왔다가 인연이 다하면 사라질 것인데, 거기에 깊이 사로잡힐 필요는 없지 않은가.

 

인연 따라 내게 오는 경계를 마땅히 허용해 주고, 온 것을 즐기고 누리고 가져다 쓰되, 사로잡히고, 집착하고, 구속될 것은 없다. 

 

그렇다고 세간의 인연에 집착하는 대신, 세간법(世間法)을 버리고 출세간법(出世間法)을 따라 가라는 것도 아니다. 

 

출세간법은 출세간법이라는 그 어떤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이름이 출세간법일 뿐이다. 


그 또한 고정된 실체인 것은 아니다. 


출세간에 머물러 집착한다면 그 또한 다른 한 편의 극단에 치우치는 것이다. 

 

불교는 비불교적인 것은 버리고, 불교적인 것을 따르는 종교가 아니다. 


그 어떤 한 티끌조차 취하고 버릴 필요가 없다. 


어디에도 발 디딜 틈이 없을 때, 어디에도 의지할 곳이 없을 때, 그 어떤 것도 내세울 것이 없을 때, 그래서 말이 끊어지고, 생각도 끊어질 때 비로소 통하지 않는 곳이 없게 된다.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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