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방송 원고읽기] 중도, 이것이 진리다 라고 할 정해진 진리는 없다

20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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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21조 바수반두 존자는 깨닫기 전, 철저한 두타행과 엄격한 계율을 지켰으며, 나아가 수행에 철저한 수행자였습니다. 하루에 한 번만 식사하는 일종식을 하였으며, 눕지 않고 정진하였고, 하루에 여섯 차례나 때에 맞춰 예불을 올리는 등 청정한 수행자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20조 사야다 존자가 이런 바수반두 존자를 찾아가 바수반두를 따르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들의 스승이 행하는 여러 두타행이 분명 훌륭하긴 하나 그렇게 한다고 깨달을 수 있겠느냐?”


제자들은 말했습니다.


“우리 스승님이 이토록 훌륭한데 무슨 까닭으로 깨달음을 얻지 못하겠습니까?”


사야다 존자는 말했습니다.


“그대들의 스승은 도와는 거리가 멀다. 설사 고행을 수억 년을 하더라도 그것은 모두가 허망한 일일 뿐이다”


바수반두를 존경하며 따르던 제자들은 사야다의 말에 발끈 화가 나서 말했습니다.


“존자는 무슨 덕행을 쌓았기에 이토록 철저한 우리 스승의 덕행을 비방합니까?”


사야다 존자가 말했습니다.


“나는 도를 구하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잘못 살지도 않는다. 나는 부처님께 예불을 하지는 않으나 그러다고 부처님을 가볍게 여기거나 업신여기지도 않는다. 나는 장자불와 수행을 하지는 않으나 그러다고 게으르지도 않다. 나는 일종식은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먹어대지도 않는다. 나는 철저한 두타행을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탐욕스럽게 살지도 않는다. 마음에 바라는 바가 없는 것을 일러서 도라고 하느니라.”


이런 가르침에 제자들은 발끈했지만 이 가르침을 전해 들은 바수반두 존자는 이 말을 듣자마자 깨달음을 얻었다고 합니다.


이 사야다와 바수반두 존자의 일화야말로 참된 불법이 무엇인지를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불법은 무유정법입니다. 정해진 법이 없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사는 것이 진리다’라고 할 만한 정해진 법칙이나, 행동거지나 계율이 있지 않습니다. 물론 계율이 있지만, 그 또한 정해진 절대적인 행동수칙이 아니라 계차법이라고 해서 열고 닫을 줄 알아야 하는 방편의 가르침일 뿐입니다.


그 어떤 특정한 수행이나, 특별한 계행, 혹은 특별한 두타행을 실천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불법을 깨달은 사람이거나, 그것 자체에 무슨 특별한 효용가치가 있다고 여기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하나의 방편으로 필요한 가치일 뿐이지, 거기에 특별한 정해진 진리의 행이 있다고 여기지는 않는 것입니다.


물론 깨달음을 얻기 전에는 부처님께서 설하신 특정한 계율을 지키고, 수행자다운 검소하고 청정한 두타행을 실천하고, 특정한 수행법을 실천해 감으로써 많은 도움을 받을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그것만이 절대적인 것이라고 여기거나, 그것을 하지 않는 것을 무조건 탓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생활양식이라 할지라도 그것에 집착해 과도하게 사로잡혀 있거나, 그것만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여긴다면 그것은 오히려 옳지 못한 것이 되고 맙니다. 오히려 법상이 되고 마는 것이지요. 법에 걸려 넘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도 데바닷다가 엄격한 계율 다섯 가지 즉 출가자는 평생 숲에서만 생활하고 탁발 음식만 먹으며 누더기 옷만 입고 나무 아래에서 살고 생선과 고기를 먹지 말 것 등을 제안했을 때, 이를 반대하셨습니다.


불법의 실천에서 중요한 점은 중도에 있습니다. 어느 한 가지 양식이나 계율이나 수행법에도 과도하게 집착하여 그것만이 옳다고 여긴다면 그것은 중도에서 어긋난 것일 뿐입니다. 이 말이 물론 수행이나 계율을 지키지 말라는 말은 아닙니다. 자신이 행하는 특정한 행만이 훌륭하다거나, 특정 행위에 대해, 특정 교리나 수행에 대해 과도하게 집착함으로써 오히려 법상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우리 불자들은 잘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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