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방송 원고읽기] 화두를 통한 견성의 구조

2024-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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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눈을 보려면, 눈은 눈을 볼 수 없죠. 눈을 감고 있으면 눈이 보이는가요? 안 보입니다. 눈을 떠도 눈이 안 보입니다. 눈을 감아도 안 보이고 눈을 떠도 안 보입니다. 어떻게 하면 눈을 볼 수 있을까요? 이것과 흡사합니다.


본래면목, 불성은 언제나 작용하고 있어요. 눈은 언제나 보고 있지 않습니까? 눈은 모든 것을 보고 있잖아요. 그런데 눈이 눈을 못 봐요. 우리가 ‘불성을 봐라’ 하는 것은 눈이 눈을 보는 것과 비슷하단 말이죠. 불성은 언제나 이렇게, 언제나 이렇게 드러나 있단 말이죠. 언제나 드러나 있습니다. 볼 때는 보는 곳에 불성이 있고, 들을 때는 듣는 곳에 불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불성을 우리는 볼 수가 없죠. 눈이 눈을 볼 수 없는 것처럼.


그렇다면 눈이 눈을 어떻게 하면 볼 수 있을까요? 눈이 눈을 본다는 것은 뭔가 보는 순간에 ‘어! 보는 뭔가가 있구나’ 하는 것이 그냥 확인되는 것 아니겠어요? 보여지니까 보는 작용을 하는 눈이라는 것이 있다 라는 것을 아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눈으로 바깥에 있는 사물, 대상만을 본단 말이에요. 눈이 있음을 확인하지 못한단 말이죠. 언제나 우리는 보고 있지만 눈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가 어느 날 딱 보다 보니까, ‘아! 보여지는 대상이 있으려면 보는 뭔가가 있어야 되는 것이구나’ ‘아! 보는 작용, 그게 눈이라는 게 있는 것이구나’ 라고 탁 알게 된단 말이죠.


눈을 보려는 사람에게 무엇이든 눈으로 볼 수 있는 어떤 것이든 짚어 주면서 ‘이것’하고 일러주면 그것을 보는 것을 통해 눈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도를 보는 것, 견성도 마찬가지입니다. ‘도가 무엇입니까?’라고 물을 때, 뜰 앞의 잣나무라고 하든, 마른 똥막대기라고 하든, 차나 한 잔 하고 가라고 하든, 그저 할~ 하고 소리를 지르거나, 한 대 딱 때려줘도 괜찮습니다.


그래서 선문답에서는 다양한 방편을 통해 본래면목이라는 참마음을 짚어주게 됩니다. 이렇게 본래성품을 곧장 딱 가리켜 보여주고, 짚어주는 것을 직지인심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렇게 직지인심을 해 주면, 사람들은 당황합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하고 궁금해합니다. 도저히 알아듣지 못하고 모르겠다고 여깁니다. 이렇게 도무지 알 수 없는 것, 그것이 바로 화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딱딱 짚어주면, 직지해 주면 그 보여주는 그 대상을 보고 ‘거기 뭔가 도가 있나?’ 하고 “뜰 앞의 잣나무다” 이러면 뜰 앞의 잣나무를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뜰 앞의 잣나무 속에 뭔가 도가 있구나, 숨겨져 있구나’ 이렇게 생각을 해 버리면 이거는 어긋납니다. 참나라는 성품을 생각으로 찾으면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생각이 딱 끊어진 자리에서 그 찾고자 하는 어떤 하나의 어떤 발심, 그 마음이 있어야 되고, 찾아야 되는데, 궁금하긴 하지만 모르지 않습니까? 모르잖아요. ‘오직 모를 뿐’하는 ‘모르겠다’하는 화두가 들린단 말이죠. 그게 의심입니다. 화두고 공안(公案)이고 의정(疑情)이고. 그 모르는 것으로 똘똘 뭉쳐 있으면서 찾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게 매진될 때 결국 이제 화두가 타파되고, 한순간 확~ 하고 확인하는 길이 열린다는 것이죠. 물론 쉽게 되지는 않죠.


그러니 늘 뭔가 모르게 이걸 확연하게 알게 되기 전까지는 깝깝하고, 답답하고, 알아야 될 것 같고, ‘이생에는 풀어야 되겠다’ 하고 이런 마음을 간직하는 것이 발심수행이고 화두입니다. 화두의 핵심은 도무지 모르겠는거에요. 그러니까 도저히 모르겠다 하고 포기하거나, 두려워하지 마시고, 그 모르겠는 속으로 들어가 끝까지 버텨 보십시오.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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