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방송 원고읽기] 무위의 수행, 수행하되 수행하지 않는 수행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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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수행은 유위의 수행이 아닌 무위의 수행입니다. 무위의 수행이라는 것은 하되 함이 없는 행을 말합니다. 기존에 알고 있었던 열심히 마음을 조절하고, 통제하고, 갈고 닦아서 깨끗한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을 수행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본래의 마음, 본래면목, 참나라는 본성은 단 한 번도 더러워진 적도 없고, 없었던 적도 없으며, 훼손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따로 참나를 찾기 위해 무언가를 행해야 할 필요는 없는 것이지요. 다만 분별망상에 사로잡혀 눈 앞의 목전의 당처인 밝은 진리를 보지 못하고, 분별망상이라는 색안경으로 걸러서 보기 때문에 진리 대신 어두운 분별상만을 볼 뿐입니다.


혜능과 신수의 이야기는 수행이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수의 ‘몸은 깨달음의 나무요 마음은 밝은 거울과 같으니 항상 부지런히 털고 닦아 먼지와 티끌을 없애라’는 게송에, 혜능은 ‘깨달음은 본래 나무가 없고 밝은 거울 또한 받침대가 없다 불성은 늘 청정하거늘 어느 곳에 티끌과 먼지가 있겠는가’라는 게송으로 답했습니다.


혜능의 말처럼 불성은 늘 청정하여 먼지나 티끌이 끼일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수행을 통해 없던 불성을 새롭게 있도록 하는 것도 아니고, 먼지 끼인 불성을 털어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수행이란 그렇게 조작하고 유위의 노력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지요.


그러면 무엇이 수행일까요? 무위의 참된 수행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어떻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특정한 방법을 반복해서 숙달함으로써 이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갈고 닦아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차라리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면 얻을 수 있는 무엇이라면, 오히려 쉽겠지요. 그런 것이 수행이라면, 어쩌면 국가대표나, 해병대 같은 곳에 있는 사람들, 혹은 학교에서 1등 하는 사람들이 훨씬 깨닫기 쉬울지도 모르겠네요.


대승불교 경전이나, 티베트 불교에서는 하나같이 수행 대신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 ‘발보리심’, ‘발심’을 강조합니다. 종단의 소의경전인 금강경에서만 보더라도, 금강경에서 특별한 수행법을 열심히 갈고 닦으라는 말은 없습니다. 반야심경이나 육조단경에도 없지요. 그런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금강경에서 29번이나 등장합니다.


수행의 핵심이 바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즉 발보리심이기 때문입니다. 불교를 마음공부라고 하는 이유는 바로 발심하는 종교이기 때문입니다. 깨달음을 얻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마음자세는 바로 발심입니다. 부처님께서 얻으셨던 최상의 깨달음을 나도 얻겠노라고 하는 발심이야말로 깨달음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입니다.


특정한 수행방법을 마음으로 갈고 닦아서 깨닫는 것이 아니라, 간절히 깨닫겠노라고 발심을 함으로써 깨닫는 것입니다. 간절히 발심은 했는데, 깨달음으로 가는 방법은 없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콱 막히게 됩니다.


깨닫기는 해야겠는데 도저히 모를 뿐입니다. 이뭣고가 궁금은 한데, 방법은 없으니 답답합니다. 바로 이 답답함, 막막함, 모를 뿐임의 궁금함,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지만 어쨌든 깨닫고는 싶은 간절함 그것이 깨달음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러한 모를 뿐의 의심, 의정으로 콱 막혀 있다보면 저절로 생각이 갈 길을 잃게 되고, 분별망상이 힘을 쓰지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화두는 하나의 수행방법이라기 보다는 무위의 수행 아닌 수행으로써, 발심은 했지만, 방법도 없고, 길도 없고, 노력해도 안 되는 답답하고 막막한 상황에 갇히게 만드는 방편인 것입니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수행이 아니라, 발심입니다.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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