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방송 원고읽기] 초기불교의 수행, 정념의 수행

20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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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념은 ‘바른 전념’ ‘바른 깨어있음’ ‘바른 관찰’ ‘바른 알아차림’ 등으로 해석될 수 있다. 『중아함경』에서는 정념을 “안의 몸을 관찰하기를 몸답게 하고 내지 느낌·마음·법을 관찰하기를 느낌·마음·법답게 하나니 이것을 정념이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정념이란 몸을 있는 그대로 몸답게 관찰하고, 느낌을 느낌 그대로 느낌답게 관찰하며, 마음을 마음 그대로, 법을 법답게 관찰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이는 몸·느낌·마음·법을 관찰함에 있어 아무런 편견과 분별없이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이다.


우리는 평소에도 육근으로 육경의 대상을 늘 본다. 눈으로도 보지만, 귀로도 들어본다고 하고, 코로는 냄새 맡아 본다고 하며, 혀로 맛 본다고 하고, 몸으로도 느껴본다, 생각해 본다고 하듯이 육근은 언제나 보는 것을 그 기능으로 한다. 즉 우리는 언제나 보고 있다. 그러나 있는 그대로의 대상 경계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 분별심에 끼워맞춰서 알음알이로 보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보지 못하고 자기 망상 속의 허망한 세상만을 보고 있다.

정념이라는 것은 곧 분별심과 알음알이, 육식으로 걸러서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분별 없이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사실 수행이라고 할 수도 없다. 요즘 위빠사나라고 하여 마음관찰이라는 것을 특별한 고도의 수련인 것처럼 이야기하고는 하지만, 사실 본다는 것은 애써서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자연스러운 상태인 것이다.


우리는 육근이 있기 때문에 언제나 육경을 대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보는 것은 어려운 것도 아니고, 고난도의 묘기가 필요한 것도 아니며, 엄청난 정신집중이 있어야만 바로 보게 되는 것도 아니다. 사실은 ‘알아차림’이라는 위빠사나의 수행이 따로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저 가장 단순하게,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상태 그대로 다만 보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언제나 행하고 있는 것이지, 특별히 수행하는 사람만 가능한 것도 아니다.


이렇게 쉽게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보기만 하면 되는데, 어느 순간부터 중생들은 있는 그대로를 자기 식대로, 자기 생각에 걸러서, 자신의 내면에 온갖 판단 분별의 필터를 만들어 놓고는 거기에 끼워맞춰서 해석하고 바라보는 습관이 생겼다. 이것이 바로 육식이다. 볼 때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식대로 해석하고 이름 붙이고 좋다거나 싫다는 분별의 꼬리표를 붙여서 대상을 보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예쁘다고 분별해서 애착을 일으키고, 어떤 사람은 밉다고 분별해서 싫어하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좋은 대상을 집착하여 갖고 싶지만 가지지 못할 때 괴롭고, 싫은 대상을 거부하고 싶지만 거부되지 않을 때 괴로워지는 것이다.


사실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보았다면 아무런 문제도 생기지 않고, 그저 한 존재를 아무런 판단 분별하지 않은 채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 바라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당연히 그 사람으로 인해 괴롭거나 애착하거나 미워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바른 관찰, 위빠사나, 알아차림이라는 것은 이처럼 대단한 노력과 집중력과 수행력이 필요한 특별한 수행법 같은 것이 아니다. 존재의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요 전혀 힘쓸 필요가 없는 상태다. 즉 이것은 유위법이 아닌 무위법인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은 전혀 힘이 들지 않는다. 노력이 필요 없다. 그러나 있는 그대로의 대상을 자기 방식대로 분별하고 해석하고 판단하여 옳고 그른 어떤 것으로 만들어내는 작업이야말로 얼마나 힘들고 괴로운 일인가? 정념이라는 것은 이처럼 있는 그대로를 다만 분별 없이 있는 그대로 보라는 것이다.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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