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고서 글의 내용을 따라가며 해석을 하려고 한다면 이미 법과는 어긋났다

202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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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담유건 스님이 하루는 법당 뒤에서 좌선을 하고 있었다. 


마조가 이를 보고 유건의 귀에 두 차례 입김을 불어넣었다. 


유건은 선정에서 일어나 마조임을 알고는 다시 선정에 들었다.


마조는 방장실로 돌아가 시자(侍者)를 시켜 차 한 잔을 가져다주게 하였다. 


유건은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큰 방으로 가버렸다.


[마조어록]


굳이 이 내용을 따라가며 해석을 해 보자면, 법당 뒤에서 좌선을 하고 있는 늑담유건을 보고는 마조스님께서 법을 시험해 보고자 하여 유건의 귀에 입김을 불어 넣어 보았다 할 수 있겠다.


이러한 마조스님의 행에 개의치 않고 다시 선정에 들거나, 시자가 가져온 차를 쳐다보지도 않고 큰 방으로 가버린 유건스님의 행동들 또한 있는 그대로 법을 드러내고 있다 할 수 있다. 


굳이 해석을 붙여 보자면 이러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렇게 이 글을 읽고서 글의 내용을 따라가며 해석을 하려고 한다면 이미 법과는 어긋났다.


이 글을 몇 번이고 읽었더라도, 그 글의 내용에 원초적으로 따라가지 말고, 생각도 굴리지 말아보라. 


그냥 여기서 ‘늑담...’하고 말을 할 때, 지금 여기에 무엇이 있는가? 


‘늑...담...’이라고 하거나, (죽비를 딱! 치시며) 이 죽비 소리를 들으나... 듣는 즉시 지금 여기에서 한결같이 확인되는 것이 딱 하나가 있지 않은가?


이 글의 내용을 판단하고 해석하려는 것이 이 공부의 본래 목적이 아니다. 


곧장 이 글이 나의 현성 공안이 되어야 한다. 


법이 있는 사람은 이렇게 앉아 좌선을 하든, 하지 않든, 아무 상관이 없다. 


여러분들 또한 일상을 새로운 눈으로 한번 바라보라. 


당장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생각만 해 봐도 신기하지 않은가? 


집을 찾아 가기 위해 일부러 왼발 오른발을 작정하고 내딛고 있지도 않고, 왼팔 오른팔을 굳이 순서대로 신경 써서 흔들고 있지도 않은데도, 신기하게 내 몸은 알아서 움직여 주며 나를 집을 향해 가도록 해 주지 않는가 말이다. 


'이것을 몸이 하고 있는가? 마음이 하고 있는가?' 하며 머리로 답을 내려 할 것이 아니라, '도대체 이것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항상 놓지 말고 있어보라.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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