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닫기 이전에도 밥하고 빨래하고 일하러 가듯, 깨달은 뒤에도 밥하고 빨래하고 일하러 간다

202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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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깨달음, 깨달은 자에 대해 도저히 믿지 못할 한 가지 사실이 있다.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깨달은 자에 대한 자기 나름의 환상을 가지고 있다.


깨달은 자는 어떠해야 한다는 상을 포기할 수 없다.


다소 충격적이더라도 마음의 준비를 해 보라.


깨닫는다고 괴팍했던 사람이 착하게 바뀌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급한 성격의 사람이 갑자기 느긋해지는 것도 아니며,


욕심이 많던 사람이 한없이 보시를 베푸는 것도 아니고,


화가 많던 사람이 갑자기 부드럽고 사랑스런 말만 하는 것도 아니다.


늘 새벽 이슬처럼 오롯하게 깨어있는 명징한 의식이 늘 성성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깨닫기 이전에도 밥하고 빨래하고 일하러 가듯, 똑같이 깨달은 뒤에도 밥하고 빨래하고 일하러 간다.


깨닫기 이전에 급하고 화도 잘 내고 급하던 사람이 깨달은 뒤에도 여전히 현실이 크게 바뀌지 않을 수도 있다.


360도 다시 돌아와 그자리이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든 것이 그대로다.


그의 내면이 바뀐 것은 자내증이라고 해서, 그 내면의 변화일 뿐, 보이지 않는다.


물론 돈오점수라고 하여, 조금씩 서서히 바뀔 수도 있겠지만, 당연히 특정 부분은 바뀌지 않을 수도 있다.


담배 피는 성자는 여전히 담배를 피울 수도 있고,


술을 좋아하던 사람은 여전히 법문을 설하고 제자들과 술자리를 즐길 수도 있다.


서양의 깨달았다는 영적 교사들 중에는 깨달은 뒤에,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 사랑을 꽃피우는 경우도 종종 있다.


물론 특정할 수는 없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


다만, 내 안에 깨달은 자는 어떠해야 한다는 상을 붙잡고 있다면, 그로인해 깨달은 스승을 알아보지 못할 지 모른다는 것이다.


또한 당신에게 깨닫는 일이 일어나더라도, 내가 원하던 깨달은 자의 특성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못 깨달았다고 우길 수도 있다.


24시간 성성하게 깨어있는 명징한 의식이 지속되지 못하는 것은 깨달음이 아니라며, 몇 년을 다시 추구할 지도 모른다.


더 이상 찾지 않고, 푹 쉬는 것이야말로 귀하다.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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