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 옳고 그름, 미추(美醜), 장단(長短), 염정(染淨)이 따로 없으니

202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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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중학생이 엄마를 따라 절에 왔다가 대화를 하게 되어, ‘선악이 따로 있는 것이겠느냐’고 물었더니, 곰곰이 생각하더니 선악이 따로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어린 아이들이라도 조금만 사유해 보면 알 수 있는 것이 무분별이라는 중도의 실상이다. 

 

이 자리는 그 어떤 분별도 되지 않는다. 


선악, 옳고 그름, 미추(美醜), 장단(長短), 염정(染淨)이 따로 없으니, 그 어떤 이름과 말을 붙일 수도 없다.

 

지금 여기에 ‘동쪽’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분별해 놓으면, 곧바로 그 생각을 따라 서쪽, 남쪽, 북쪽이 생겨난다. 


본래 여기는 동쪽도 아니고 서쪽도, 남쪽이나 북쪽도 아니지만, 하나를 세우면 다른 것들이 쌍으로 따라 분별될 뿐이다. 


이렇게 필요에 따라 방편으로 이름도 붙이고, 분별도 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임시로 그렇게 이름 붙인 것일 뿐, 실상은 여기를 ‘동쪽’이라고 할 수도 없고, 그 어떤 이름으로도 규정할 수 없음이 자명하다.

 

이처럼 이름 붙일 수도 없고, 분별할 수도 없으며, 이런 것이 다 없다면, 주관인 육근과 객관인 육경도 얻을 수 없다. 


‘나’를 세우면 동시에 ‘나 아닌 것’이 생겨날 뿐이다. 


‘보는 자’를 분별하여 세우면 ‘보이는 것’이라는 대상경계가 따라서 생겨날 뿐이다. 


이처럼 주관과 객관, 육근과 육경은 인연 따라 생겨나는 것일 뿐 실체가 아니다.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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