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어록] 올바른 좌선과 선정 - 육조혜능 육조단경

2025-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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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일러 좌선(坐禪)이라고 하는가? 이 법문에는 장애도 막힘도 없으니, 밖으로 모든 좋고 나쁜 경계를 당하더라도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일러 좌(坐)라고 하고, 안으로 자기 본성을 보아 마음이 부동한 것을 일러 선(禪)이라고 한다. 무엇을 일러 선정(禪定)이라고 하는가? 밖으로 보이는 모습에 얽매이지 않는 것을 선(禪)이라 하고, 안으로 산란하지 않은 것이 정(定)이다.

 

본성은 스스로 깨끗하고 안정되어 있으나 단지 대상 경계를 보고 경계를 생각하면서부터 마음은 산란해진다. 만약 온갖 경계를 보고서도 마음이 산란해지지 않는다면 그것이 참된 정이다.”

 

✔ 육조 혜능스님은 우리가 익숙히 알고 있는 불교 용어와 불교적 전통, 수행법 등의 수많은 방편을 타파하고 있다. 삿된 말의 의미를 타파하고, 그 말뜻이 가리키는 바의 본질만을 곧장 드러내 준다. 이를 방편을 깨고 본질을 드러낸다고 하여 파사현정(破邪顯正)이라고 한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치워버림으로써 곧바로 달을 보도록 이끄는 방식이다. 이것이 바로 참된 선지식의 오롯한 할 일이다.

좌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좌선은 앉아서 호흡을 관찰하던가, 몸을 관찰하던가, 마음을 관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좌선관심(坐禪觀心)이라고 한다.

이는 요즘에도 마찬가지다. 참된 수행이나 참된 참선은 좌선이라고 여긴다. 좌선하는 수행자를 높이 치고, 장좌불와(長坐不臥) 즉 눕지 않고 오래 버티며 앉아 있는 것을 최고의 수행으로 여긴다.

육조스님은 말씀하신다. 앉아 있는 것이 좌가 아니라, 밖으로 일체 선악의 경계에 대해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좌다. 그 어떤 선악의 차별경계에 대하여 좋다고 집착하거나, 싫다고 거부하려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좌라는 것이다.

선의 경계를 좋아하여 따라가지도 않고, 악의 경계를 싫어하여 거부하지도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지금 이대로의 삶에 대해 선이라거나 악이라는 분별을 하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일어나는 그대로의 현실에 대해 아무런 해석도 가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직심(直心)이다.

삶을 통째로 허용하는 것이 곧 ‘좌’요, 좌선이지, 앉아 있는다고 좌선이 되는 것이 아니다.

선 또한 안으로 자성을 보아 움직임이 없는 것이다. 자성을 보면 움직이면서도 움직임이 없다. 그 모든 것이 전부 텅 빈 공한 것임을 깨닫는다면, 그 무엇을 붙잡아 쥐려고 애쓰고, 그 무엇을 버리려고 하겠는가. 자성에 뿌리내리고 있다면 그 모든 움직임이 움직임이 아니니, 그것이 바로 선이다.

좌가 선이고, 선이 좌다. 안팎으로 분별을 따라가지 않고, 생각과 망상에 휘둘리지 않는 것, 그래서 마음이 움직이더라도 움직임이 없는 것, 그것이 바로 좌선이다.

선악의 모든 분별을 일으키기 이전의 첫 번째 자리에서 단 한 발도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움직이되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삶을 살고, 생각도 하고, 판단도 하되, 그 분별, 판단, 생각을 따라 가지 않는다. 지금 이대로의 삶을 통째로 허용한다. 모든 것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둔다. 현실과 싸우지 않는다. ‘반드시 이렇게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없으니, 완전한 평화, 무쟁삼매(無諍三昧)가 언제나 드러나 있다. 지금 이대로 아무 문제가 없다. 이것이 참된 좌선이다.

그런데 우리는 앉아서 몸을 움직이지 않는 것을 좌선이라고 생각해 왔다.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좌선이며, 더욱이 마음이 움직이면서 움직이지 않는 것이야말로 참된 좌선이다.

 

선정(禪定)도 마찬가지다. 밖으로 상(相)을 떠나는 것이 선이고, 안으로 산란하지 않는 것이 정이다. 모든 모습에 얽매이지 않고, 안으로 산란함이 없으면 그 자리가 바로 선정이다.

본래 우리의 본성은 스스로 안정되어 있어, 언제나 선정 아닌 때가 없다. 그러나 경계를 보고 경계를 실체화시키며 그 경계 따라 마음을 일으키고 분별하며 취사선택하려 하기 때문에 마음이 산란할 뿐이다. 만약 경계를 보고도 마음이 산란하지 않다면 그것이 바로 참된 정(定)이다.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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