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결] 참마음이 온 세상의 바탕길(3)

2025-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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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자리의 마음은 있는 듯 없는 듯하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모양도 없고, 색깔도 없고, 크기도 없고, 생겨나거나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마음’이라고 이름 붙여 부를 만한 그 어떤 것도 없다. 그래서 육조 스님은 이를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이라고 했다. 이 본래마음, 자성, 바다라는 존재의 근본 바탕이 있어야만 그 위에서 온갖 사물들이 생겨나고 사라질 수 있다. 첫 번째 자리의 마음이 모든 것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이 첫 번째 자리에서 일체 모든 것은 둘이 아니다. 아무리 많은 파도가 치더라도 결국 모든 파도는 전부 하나의 바다일 뿐이듯. 그래서 불이법이라고 부른다. 첫 번째 바탕 자리에서 일체 모든 존재는 둘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런 불이법의 안목을 불이중도, 혹은 중도라고 부르고, 이렇게 보는 견해를 팔정도의 정견(正見)이라고 부른다. 불이중도, 정견은 곧 둘로 나누어 보지 않는 무분별의 지혜다. 이것을 대승불교의 『반야심경』에서는 반야(般若) 지혜라고 부른다.

이 첫 번째 자리의 마음, 무분별심, 본래마음은 이 몸을 떠나 따로 있을 수 없다. 그러니 자성, 본래면목, 진리, 법이라고 부르는 이 참된 진여의 마음을 찾기 위해 다른 곳으로 찾아 나설 필요가 없다. 몸이 있는 여기에 본래마음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선에서는 이 본래마음을 ‘마음’이라고 부른다.

이 마음은 이 몸을 떠나 따로 있지 않다. 색신(色身), 즉 이 몸은 태어나고 죽는다. 인연 따라 생겨나기도 하고 죽기도 한다. 이 세상 만물 모든 것은 인연이 화합하면 생겨나고, 인연이 소멸하면 사라진다. 인연생(因緣生) 인연멸(因緣滅)로 생겨나고 사라지는 모든 것을 생멸법(生滅法), 생사법(生死法)이라고 부른다. 여기에서 법(法)은 ‘존재’를 뜻한다. ‘생겨나고 사라지는 존재’, ‘생멸하는 것들’이라는 뜻이다. 인연 따라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들은 전부 분별심처럼 바다 위에서 인연 따라 치는 파도와 같다.

이 몸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성냥에 불이 붙는 이치를 비유로 들어보자. 성냥의 머리 부분에는 붉은색 황이 붙어 있는데, 이 부분을 성냥갑의 인이 칠해져 있는 곳에 대고 마찰시키면 불이 생겨난다. 성냥개비에도, 황에도, 성냥갑의 인에도, 사람 손에도, 공기 중에도, 사실 어디에도 불은 없다. 이 모든 것을 조화롭게 인연 화합시켜 주면 불이 생겨난다. 공기가 없으면, 마찰시켜 줄 사람이 없으면, 황이나 인이 없으면, 혹은 황이 물에 젖기만 해도 불은 생겨나지 않는다. 이 모든 인연이 적절하게 화합될 때만 불이 생긴다.

이처럼 본래 어디에도 없던 것들이 인연을 화합시켜 주면 생겨나고, 인연이 다하면 사라진다. 이것이 인연화합의 법칙, 연기(緣起)의 법칙이다. 그런데 이렇게 생겨난 불은 인연 따라 생겨난 것이기에 인연이 다하면 사라진다. 이처럼 인연생 인연멸 하는 모든 것을 비실체성이라고 부른다. 그것 자체의 실체가 있어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 다만 인연을 화합시켜 주었을 때만 임시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 자체의 체성(體性), 자성이 없다는 것이다.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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