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결] 알지 못하는 줄 알면 견성이다(1)

2025-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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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었다.

“어떤 방편을 써야 한 생각 기틀을 돌려 자기 성품을 깨달을 수 있겠습니까?”

답한다.

“다만 그대 자신의 마음일 뿐인데, 다시 무슨 방편을 쓴다는 말인가? 만약 방편을 써서 다시 알려고 한다면,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자신의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자기 눈이 없다고 하면서 다시 눈을 보려고 하는 것과 같다. 이미 자신의 눈인데 어째서 다시 보려고 하는가? 만약 잃지 않은 줄 알면 그것이 곧 눈을 보는 것이다. 다시 보려는 마음이 없다면 어찌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있겠는가. 자신의 신령스러운 앎[靈知]도 역시 이와 같아서 이미 자신의 마음인데 어찌 다시 알려고 하는가. 만약 알고자 한다면 곧 알지 못할 것이니, 다만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 그것이 바로 견성이다[但知不會 是卽見性].”

 

問作何方便 一念廻機 便悟自性 答只汝自心 更作什 方便 若作方便 更求解會 比如有人 不見自眼 以謂無眼 更欲求見 旣是自眼 如何更見 若知不失 卽爲見眼 更無求見之心 豈有不見之想 自己靈知 亦復如是 旣是自心 何更求會 若欲求會 便會不得 但知不會 是卽見性

 

 

도대체 어떤 방편을 써야 그동안 늘 해오던 분별의 습관을 따라가지 않고, 분별 이전의 본래 성품을 깨달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항상 하던 습관적인 생각의 방식에서 벗어나 한 생각 기틀을 문득 되돌려 자성을 볼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지눌 스님은 답한다. 다만 그대 자신의 마음일 뿐인데, 다시 무슨 방편을 쓴다는 말인가? 지금 이대로 이미 이 마음일 뿐이다. 이미 이 마음에 도착해 있다. 한 번도 이 마음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방편이란 ‘여기’에서 ‘저기’로 가는 ‘방법’이니, 방편을 쓰고자 한다면 여기에 없는 다른 것을 얻고자 할 때만 가능하다.

그런데 이 마음은 어떤가? 이미 자신의 마음이 이렇게 활활발발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러니 방편을 써서 다시 알려고 할 필요가 없다. 방편을 써서 알려고 한다면,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자기 눈을 찾기 위해 어떻게 하면 내 눈을 확인할 수 있느냐고 물으며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는 것과 같다. 눈을 가지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눈이 어디에 있는지 보려는 것과 같다. 눈이 어디에 있는지 찾고 있는 그것이 바로 자신의 눈임을 보지 못하고, 바깥에서 자기 눈을 찾으려 한들 눈을 볼 수 없다. 이미 자신의 눈인데 어찌 다시 찾으려 하는가? 다른 대상을 보는 것을 통해 이미 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만 하면, 그것이 바로 자기 눈을 보는 것이다.

눈은 다른 모든 것을 본다. 눈앞에 드러나는 일체 모든 색경(色境)을 다 본다. 다른 것은 다 볼 수 있지만, 눈으로 눈을 볼 수는 없다. 그렇다고 눈이 없는가? 없지 않다. 어떻게 눈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까? 다른 것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여기에 내 눈이 있음을 그저 당연하게 아는 것일 뿐이다. 본래면목, 자성을 확인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다. 눈이 눈을 볼 수 없듯이, 우리의 감각기관으로는 자성, 본래면목을 볼 수 없다. 자성은 육근(六根)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고, 생각할 수도 없다.

중생은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라는 육근으로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이라는 육경(六境)과 접촉해서 아는 것만을 해왔다. 육근이라는 주관이 육경이라는 객관 대상을 육식(六識)으로 파악해 아는 것이다. 이것은 주객(主客)이 둘로 나누어지는 분별일 뿐이다.

자성(自性)은 불이법(不二法)으로 둘로 나뉘지 않는다. 그러니 자성은 나라는 주관이 자성이라는 객관을 파악하는 방식으로는 알 수 없다.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성은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찾고자 하는 주관이 찾으려는 대상과 둘이 아니다. 대상화해서는 알 수 없다. 마치 눈이 눈을 볼 수 없듯이, 자기는 자기를 확인할 수 없다. 확인하고자 하는 ‘이것’이 곧 확인되는 ‘그것’이기 때문이다.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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