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행원품] 제4 참회업장원 - 참회에서 주의할 점

202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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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몸과 말과 뜻으로 지은 악한 업이, 한량없고 가없는 이 악업이 만약 형체가 있다면 끝없는 허공으로도 그것을 다 수용할 수가 없을 것이다.”라고 한 것입니다. 업은 형체가 없고 실체가 없으면서도 우리는 거기에 휘둘리고 지배당합니다.

그래서 “내가 이제 업장에 끌려가지 않는 청정한 삼업으로 법계에, 극미진수 세계의 일체 모든 불보살님 앞에 지성으로 참회한다”라고 한 것입니다.

이 우주 법계 그대로가 극미진수의 일체 불보살님이 계신 곳입니다. 현실이 그대로 불국토입니다. 그러니 어디에서 참회하더라도 그것이 바로 부처님 앞에서 참회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진심으로 참회하면 참회가 됩니다. 부처님께서 그것을 증명해주기 때문입니다.

『천수경』에 보면 참제업장십이존불(懺除業障十二尊佛)이라는 부처님들이 나오죠. 이 부처님들이 바로 중생의 업장을 참회해주고, 참회할 때 증명해주는 증명 법사입니다. 경전이란 이렇듯, 진실의 세계를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러니 경전을 문자 그대로 이해하기보다는 그 경전이 가리키고 있는 낙처(落處)를 잘 봐야 합니다.

그러니 참회하고 난 뒤에는 의심하지 말고 참회가 다 되었다고 굳게 믿어야 합니다. 훗날 다시 또 올라오면 그때 가서 ‘과거에 한 참회가 잘 안 된 것 아닌가’하고 또 생각할 것이 아니라, 업장은 업습이란 말처럼 습관적으로 굳어진 것이기 때문에 그저 그 여운이 반복되는 것일 뿐입니다. 악업의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가 참회하고 더는 가속 페달을 밟지 않더라도 한동안 달려 온 여습(餘習)이 있어서 한동안은 계속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머지않아 멈출 것입니다.

핵심은 자꾸만 생각으로 ‘참회가 되었나 안 되었나?’ 하며 자꾸만 되뇌는 것도 분별이니, 그 모든 것을 몰록 놓아버리고, 그저 참회한 뒤에는 그것으로 끝내야 합니다. 다시 또 오면 그때 가서 또 해결하면 됩니다. 쿨하게.

그러나 중생의 습성은 참회가 되었을까 하고 의심하기 때문에 계속 괴롭습니다. ‘나는 업장이 두터워서 언젠가 천벌을 받을 거야. 아마 나는 지옥에 갈 거야’ 이런 생각들이 바로 분별망상입니다. 무승자박(無繩自縛)이죠. 두 번째, 세 번째 화살을 스스로 쏘고 스스로 맞는 것입니다. 전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완전 긍정이라고 할까요? 긍정과 부정이 없는 완전한 삶, 존재 자체의 무한한 긍정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모두 본래 부처이고, 그것이 진실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삶을 살면 그런 삶이 현실화합니다. 불보살님 앞에서 참회하고 참회가 되었다고 믿고 다시는 악업을 짓지 않고, 청정한 계율에, 모든 공덕에 항상 머물겠다고 서원하는 것입니다.

청정한 계율이 뭐예요? 계율은 신·구·의 삼업(三業)으로 지을 수 있는 가장 나쁜 것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몸으로 지을 수 있는 가장 나쁜 업은 살생(殺生)·투도(偸盜)·사음(邪淫)입니다. 말로 짓는 악업인 망어(妄語), 악구(惡口), 양설(兩舌), 기어(綺語)를 하지 말고, 또 뜻·생각으로 짓는 악업은 탐진치(貪瞋痴) 삼독(三毒)이죠. 이것을 하지 않는 것이 곧 10선업(善業)입니다.

얼마 전 불교신문에 났던데 수계법회에서 지금까지는 5계를 줬는데 내년부터는 종단 방침을 장병들 수계 때 5계 대신 10계를 주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신·구·의 삼업을 청정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써 10계를 준다고 하더군요. 열 가지 악업만 짓지 않아도 무한한 계율을 지킨 공덕이 깃들고, 계율 공덕에 머물게 된다는 것입니다.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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