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꺼놓고 술 먹는 남편, 어쩌죠?

202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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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때문에 미치겠습니다. 툭하면 술 먹고 늦게 들어오는데, 술만 먹으면 전화도 꺼놓고 연락도 없이 새벽에도 들어오고, 안 들어오기도 하고 그 때마다 저는 온갖 걱정으로 피가 마를 지경입니다. 그러는 것도 한두 번이지 번번이 이럴 때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런 남편,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러게요. 얼마나 걱정이 많으시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이 상황에서 보살님의 괴로움은 누구 때문일까요? 물론 일차적으로는 남편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근원적으로 본다면, 사실 보살님의 괴로움은 보살님 스스로가 만든 것입니다. 남편 때문이 아니라 나 자신 때문에 일어난 고통입니다. 서운하게 듣지 마시고, 마음을 열고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남편이 술 먹고 연락 없이 늦게 들어온다는 그 상황은 반드시 괴로운 것일까요? 그것은 무조건적으로 고통을 가져다 주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요. 남편이 매일 술 먹고 늦게 와도 ‘그런가보다’ 하고 그냥 편히 잠만 잘 자는 아내도 있을 수 있어요. 남편이 술 먹고 연락 없이 늦게 들어오는 것 자체는 어쩌면 다소 보편적인 상황입니다. 아마도 그런 경험이 없던 아내가 오히려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나에게는 특별히 ‘괴로운’ 상황이 되는 이유는 뭘까요? 그것은 아상(我相) 때문입니다. 바로 ‘내’ 남편이기 때문이지요. 그게 바로 아상의 특성입니다. 모든 일에는 아상이 개입될 때 괴로움이 시작되는 거에요.


아상은 다르게 말하면 ‘내가 만들어낸 허망한 생각’ 즉 ‘내가 만든 허상’입니다. 보살님은 ‘남편이 술 많이 먹으면 안 된다’는 아상에 집착하는 만큼 괴로워집니다. 그건 진실은 아닐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술을 고래처럼 드시는데도 80세, 90세까지 건강히 잘 사시는 분도 계십니다. 또 ‘남편이니까 술 많이 먹으면 전화를 받아야 한다’는 것도 하나의 아상이지요. 그런 수많은 아상을 만들어내고 그 생각에 집착할수록 보살님만 더욱 괴로워질 뿐입니다. 또한 그런 방식으로는 남편도 바뀌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아상으로 온갖 생각, 상상을 하면서 남편이 사고 나지는 않았나, 잘못 되지는 않았나, 바람 피지는 않나 하고 별의 별 상상을 다 하게 되면 얼마나 괴롭습니까? 그런 생각을 한다고 남편에게 사고가 더 안 나거나, 더 빨리 들어오는 것도 아닌데 머릿속에서는 온갖 생각이 많아지고 고통은 더 커집니다. 오히려 보살님이 조바심내고 걱정하게 되면 그 마음이 남편에게 전달되고 공명되어 사고 안 날 것도 오히려 사고가 더 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보살님을 괴롭히는 것은 남편 쪽이 아니라 오히려 보살님 스스로 만들어 낸 생각들, 상상들, 판단과 해석 분별입니다.


만약에 보살님께서 그런 생각, 상상을 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아상으로, 머릿속으로 온갖 소설을 만들어내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그저 단순하게 ‘오늘 늦는가 보군’ 하고 푹 잠을 잘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얼마나 평화롭겠어요. 그러나 아상으로 온갖 소설을 쓰고 별의 별 속 뒤집어지는 생각을 만들어 내면서 진이 빠지고 화가 난 상태에서 지쳐 잠이 들면 다음날 아침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이른 아침부터 집안도 냉전이 되고, 아이들도 눈치를 보고, 남편도 회사 가서 또 괴롭겠고, 보살님도 화가 나고 이게 뭐란 말입니까? 내 안에서 아상으로 만들어낸 온갖 생각들로 인해 얼마나 많은 고통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또한 그렇게 되면서 화를 내면 오히려 남편은 더욱 안 바뀝니다.


내 식대로 상황을 해석하고 판단하고 상상함으로써 아상을 부풀리지 않는다면 모든 상황은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모든 상황은 그저 중립적이고도 자연스러운 것들입니다. 그러니 사실은 내 생각, 아상 때문에 고통 받을 뿐입니다. 그 누구도 외부에서 나를 괴롭게 할 수는 없어요. 내 스스로 고통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말이지요. 내가 만들어내지 않으면 세상은 평화롭습니다.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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