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이상,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요?

2021-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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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고민은 ‘현실과 이상,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입니다. 저는 사법시험을 떨어졌지만 진심으로 내가 원했던 것이 아니었기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제가 원하는 대학원 공부를 하며 재미있게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선후배 친구 할 것 없이 변호사 자격을 가지고 있는데 나는 법조계에서 학자라는 이름만으로 먹고 살 수 있을까 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칩니다. 이상은 눈앞의 소송에서 승소하는 것보다 이념, 지적 체계를 세우고, 인권 분야에 힘쓰고 싶습니다만 현실적으로는 제가 초라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현실이냐, 이상이냐, 중요한 문제지요.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실을 선택하기 때문에 이상을 가진 사람에게는 더 어렵게 느껴지는 문제입니다. 물론 현실적인 것이 더 중요하다거나, 이상적인 것이 더 중요하다거나, 어느 한 쪽이 다른 쪽보다 더 옳다거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어느 쪽이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로 접근하면 내가 옳은 것을 택하게 되었을 때, 상대방이 틀렸다고 폄하하게 되는 어리석음을 범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현실이냐, 이상이냐, 그것은 단지 나 자신의 자기다운 선택이요 하나의 방식일 뿐입니다. 그리고 나는 내가 선택한대로의 삶을 살게 되고, 나라는 존재를 형성하게 될 뿐입니다. 여기에서 법우님이 만약 이상을 선택하게 되었다면, 그로인한 현실적 어려움은 당연히 감내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또 만약 현실을 선택했다면 마찬가지로 이상을 선택하지 못한 어려움을 감당해야 하겠지요.


이 두 갈래길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법우님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생각이나 판단에 귀를 기울이지 마세요. 생각과 판단, 분별과 미래에 대한 온갖 계획, 구상들은 법우님을 당연히 현실적인 선택으로 데려가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생각으로의 선택이 아닌, 생각을 놓아버린 텅 빈 내면에서 올라오는 진정성입니다. 즉 법우님의 가슴이, 깊은 내면이 정말 무엇을 원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이상을 선택했다면, 마땅히 현실적인 어려움은 감당하겠다는 용기와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수많은 이상을 선택한 사람들을 보세요. 그들은 대부분 가난했거나, 사회적인 명성을 못 얻었거나, 남들이 대단하다고 평가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이 내면의 고요와 평화를 유지하며 조화롭게 사는 경우도 많습니다. 법우님의 삶에서는 무엇이 더 중요합니까? 돈, 명예, 권력, 유명세, 남들의 칭찬 등 이런 것이 중요한가요? 아니면 그보다 더 깊은 또 다른 차원의 덕목들이 중요한가요? 그것을 선택하는 것도 법우님이고, 그 선택에 대해 용기 있게 지혜롭게 밀고 나가는 것도 법우님입니다.


이상을 선택하겠다고 결심했다면, 그것을 선택하는데서 오는 얻지 못할 것들에 대해 집착을 버리고, 미련을 버리고, 마음을 비울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 중심을 잡을 수 있어야 되요. 남들의 말에, 평가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이상을 선택했을지라도 현실을 선택한 사람들을 나쁘게 생각하거나, 나보다 정신적으로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요, 현실을 선택하지 않고 이상을 선택함으로써, 집착과 욕망들을 놓아버리고 매 순간 순간 현실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게 되었을 때, 오히려 현실적인 문제도 해결이 되어갈 것입니다. 이상을 선택할지라도 현실을 무시하지 않는다면, 현실을 선택한 사람들을 폄하하지 않고 칭찬, 찬탄하고 존중해 준다면, 법우님께는 이상을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 또한 함께 따라 오게 될 것이란 말입니다. 과도하게 이상에만 치우쳐 극단적인 이상론자가 되게 되면, 현실주의자를 폄하하게도 되지만, 현실론자를 폄하함으로써 현실적인 가치가 나에게서 멀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이상을 선택하되, 현실도 무시하지 않으면, 이상과 현실이 함께 딸려 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물론 그 둘을 다 잡겠다는 그런 엄청난 집착을 가지고, 이 일을 벌이시면 안 되겠지요. 다 놓아야 다 잡힌다는 말이 있습니다. 비웠을 때 채워지는 법입니다.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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