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바라보기에 대해서

2021-02-27
조회수 656


[질문]

삼보에 귀의합니다.._()()()_
스님. 저는 어려서부터 유달리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저에게 가장 큰 고통을 주는것은 가족도...물질도 아닙니다. 동물학대문제나 유기견과 길냥이들...이런 비참한 동물의 모습들이 저를 항상 우울하게 만듭니다.
그나마 1년전부터 불교를 알게되어 동물에 대한 집착을 많이 놓은 편입니다. 인연으로 인해 축생으로 태어났겠거니 생각하며...인연이 다해서 죽었겠거니...그정도의 인연 이었겠거니 하며 마음의 고통을 다스리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마다 보게되는 유기견문제나 이 모진 한파에 길에서 사는 야생동물들이 너무도 가엾습니다. 스님께서 있는그대로...분별을 갖지말고 어린아이같은 순수한 눈으로 그저 관하라고 하시는데 이 추운날 먹지못해 병든몸으로 바람막이 하나 없는 차가운 땅바닥에 오롯하게 앉아있는 길냥이를 보며 있는그대로 본다는것은 과연 어떻게 보는 것일는지요. 아무 생각없이 그냥 - 음...고양이가 앉아있구나! - 이렇게만 보면 되는것인지요. 분별,선악의 시비없이 본다는것...
그냥 내 생각 갖지말고 딱 고양이가 길에 앉아있네...이렇게만 보면 되는것인지요...연습이 필요한 제게 조언 부탁드립니다..._()()()_ 


[답변]

우리는 우리가 보는 현실을

온전히 지헤롭게 제대로 바라볼 수 없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안스러워 보이거나, 심지어 괴로워 보이는 것들이

사실은 그만의 중요한 몫이 있고,

자신의 깨달음 혹은 삶의 성숙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 배움을 거치고 있는 중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스스로 지은 업에 대한 과보를 받으며

삶의 균형을 맞춰가는 것일 수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보이는 것에 대해 해석하거나, 판단하거나, 분별하지 말고,

그저 있는 그대로 보라고 하는 것입니다.

 

'오직 모를 뿐' 하고 가라는 것도 마찬가지에요.

우린 보이는 것을 내 식대로 해석할 수 있을 뿐이지,

있는 그대로 지혜롭게 볼 수는 없습니다.

그 어떤 해석과 분별도

내 눈앞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게 할 수는 없어요.

말 그대로 '오직 모를 뿐'입니다.

 

모른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면,

더이상 해석하지 않게 됩니다.

나의 생각, 해석, 분별들을 신뢰하지 않게 되지요.

예, 우리는 나의 '생각'을 너무 신뢰하지 말아야 합니다.

 

'모를 뿐'이라고,

현재를 그저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면 눈 앞에 놓여 있는 작은 동물이나 유기견, 고통받는 짐승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그들의 삶의 의미와 목적,

왜 현재 그러고 있는지에 대해서

사실 아는 것이 거의 없어요.

오직 모를 뿐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내 식대로 해석해서는

불쌍하다, 안쓰럽다, 등등의 생각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이 없게 되면,

그저 눈 앞의 동물들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되요.

불쌍하다는 생각으로 보게 되면,

그 동물을 부득이한 이유로 돕지 못하게 되었을 때

내면에 죄의식이 생깁니다.

그러나 있는 그대로 보게 되면,

아무런 보상 없이, 분별 없이, 그저 눈 앞에서 아파하고 있으니까,

단순하게 내가 그 순간 해야 할 일들, 해야 할 도움을 줄 수 있게 됩니다.

아무런 보상 없이, 복 받을 이유 없이,

그저 자연스럽게 그 동물에게 음식을 놓아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설사 다른 이유로 그러지 못했다고 할지라도,

자신 안에 죄의식을 키우지는 않을 것입니다.

돕는 행위 속에 '내가 도왔다'고 하는 아상이 개입되거나,

보상을 받겠지라는 의식이 개입되면

그것은 아상의 연장일 뿐, 참된 무위행이 되지 못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보다 보면,

눈에 보이는 대상에 대해

과도한 심각성이나 중요도를 다소 떨어뜨리게 됩니다.

할 수 있는 일은 적극적으로 가볍게 해 나가되,

못 했다고 할지라도 죄의식에 사로잡히지는 않게 됩니다.

 

그 유기견에 대해

반드시 내가 '해야 할' 어떤 것을 정해놓을 것도 없고,

반드시 해서는 안 될 어떤 것을 정해놓을 것도 없이,

가볍게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하지 못하는 것은

또 아무런 죄의식 없이 지나가게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답변이 되었길 바랍니다.



2012.01.12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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