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관찰 감성일기] 11월 26일 - 첫눈이 내리다

2022-06-21
조회수 473


드디어 첫 눈.
첫 눈이 내렸다.

첫 눈 하면
환상적이고 몽환적이기까지 한
그런 신비감을 연상시키지만
늘 그렇듯
우리의 첫 눈은 실망감이 더 크다.

첫 눈이라는
그 말의 의미에 온갖 설렘과 바램을 담고 있다보니
더욱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매년 첫 눈은 영 신통치 않았던 것 같다.

만약 어느 한 해가 있어
첫 눈이 그야말로 함박눈으로 펑펑 내려준다면
그 얼마나 극적이고
사람의 마음을 최고조의 설렘으로 이끌 것인가.

바람이 불어
단풍이 떨어지는 것을 돕더니
낙엽을 떨군 홀가분한 나무들 위로
하이얀 첫 눈이 사알짝 내려 앉아
새로운 겨울꽃을 피우고 있다.

눈은
하이얀 눈은
그것도 깊은 숲 속에 내리는 투명한 눈은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침묵의 상징이다.

눈이 내리는 풍경은
내 기억 속에서
늘 조용하고 차분하였다.

물론 겨울이라는 계절 또한
내 기억 속에는
침묵과 고요를 상징해 오고 있다.

우리들도 겨울이 오면
야외활동을 잠시 멈추고
아랫목 뜨끈뜨끈한 온돌 위에서
두터운 이불을 꺼내 덮고
올망졸망 모여 앉아 밤이 새도록 이야기 꽃을 피우던
그 때의 기억이 아련하게 남아 있다.

침묵의 겨울
그 이미지에는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

겨울이 오면,
눈이 내릴 때면
누구라도 성급했던 한 해를 마감하며
침묵으로 삶을 정리하고
외롭게 홀로 고독과 벗을 하라는 의미다.

사람은 때때로
홀로 있음과 고독을
회피함 없이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홀로 있음 속에서
영혼의 향기가 한 송이 꽃이 되어 피어날 수 있다.

겨울이란
바로 그런 계절이다.

침묵 속에서
겨울을 잘 보내야,
또다시 계절이 피어날 때
우리 몸도 마음도 침묵을 깨고
고독을 깨고 대중 속으로 뛰어들 것 아닌가.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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