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무더운 날에 산방에서

2022-12-27
조회수 687


무더위의 한 가운데에 있습니다.
낮밤을 가리지 않고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미국에서
50도 가까이까지 온도가 올라갔다고 하니
그야말로 찜질방보다 더한 더위였을 듯 합니다.

그에 비한다면
우리의 이 정도 더위는
오히려 청량감 마저 느낄 정도로
낭만적인 더위가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물론 이 도량이 산 속에 있다보니
도심 한 가운데에서 보다는
많이 더위를 실감하기 어려우니까
남들 속타는 줄도 모르고 이런 얘기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밤중에도 산은 시원합니다.
한여름이라 아주 앏은 이불을 덮었더니
요즘도 새벽은 추울 정도니까요.
이 정도면 열대야로 시달리는 분들께 거의 약올리는 수준인가요?(^^)

그만큼 자연이 좋고 숲과 산이 좋다는 얘기입니다.
숲에 살면 에어콘이 따로 필요가 없어요.
그냥 선풍기만 하나 있어도 여름이 시원합니다.

그런데 도시에서 살면
너무 더우니까 당연히 에어콘도 필요하고
이것 저것 필요한 것들이 늘어나지요.
에너지도 낭비되고, 자원도 낭비되고,
우리 몸도 자연의 더운 조화를 애써 깨뜨리게 되고...

말이 50도지 도시 온도가 50도라고 생각해 보세요.
이건 사람 사는 곳이 아니라 그대로 화탕지옥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화탕지옥같은 곳이 바로
이 지구상에 있다는 것,
그 말은 우리가 사는 이 곳도 곧 그렇게 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는 이 땅, 우리의 품 속 지구가
너무 더워지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라는 말이 이게 참 단순한 말이 아닙니다.

올 초에 네팔에 갔을 때도
4000고지 이상 되는
희말라야 베이스캠프인지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가
올 해 처음으로 눈이 더 녹아 있더라고 들었습니다.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였어야 할
설산 희말라야가 점점 녹아내리고 있고,
극지방의 빙하도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이게 다 숲을 망가뜨리고,
도시를 키우고,
산을 쓰러뜨리면서
자연을 훼손하는데서 오는 과보인 것입니다.

그래도 이 낭만적인(?) 더위 속에서
법우님들의 하루는 시원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려면 그냥 받아들이면 되는거니까요.
어차피 더위도 한 2, 3주만 더 있으면
계절의 조화에 따라 물러가게 되 있습니다.
제행무상, 변화라는 것이 그렇지 않습니까.

이 3주간의 천연찜질의 기간에
그냥 푹~ 더워 주려고 마음을 돌려 먹고 나면
더위가 그래도 그냥 저냥 죽을 맛은 아닐 것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에어콘 바람을 너무 많이 쐬기 보다는
'그래 더운 때니까 맘껏 더워봐라' 하고는
'실컷 더워주겠다'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몸 건강에도 정신 건강에도 좋습니다.

세상이 더울 때,
그 더위와 하나가 되어 충분히 더워주고,
추울 때는 추위와 하나되어
뼛속 깊이까지 추워주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 우주 법계와 한 몸이 되어
세상의 조화로운 흐름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무더운 여름,
무덥게 무덥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산방에 앉아
요 몇 일 장마 뒤에
모처럼 창창한 하늘과 구름
그리고 진한 저녁 노을과
찬연한 아침 햇살을 보고 있습니다.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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