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곳은
강원도 양구 읍내에서
차로 한 10분 정도 떨어진 거리의
작고 아담한 절, 도솔사.
양평으로
홍천으로 해서
신남을 거쳐
소양호를 따라 구불구불 거리는
산길을 따라 양구로 가는 길이 이어진다.
전에 몇 번
오고 가는 길이기는 했지만,
이렇게 짐을 싸 들고
살러 들어오는 것은 처음이라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처음 이 길을 지날 때의 느낌이 생각난다.
신남에서 양구 들어오는 길.
신남에서 산을 하나 넘으면서
그야말로 첩첩산중을 들어가는구나 싶었는데,
갑자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호수 같기도 하고 강 같기도 한 거침없는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는 의외의 모습에
한참을 감탄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신남-양구로 이어지는 이 길.
이 길이 있기에,
이 산중 호수가 있기에,
양구 그리고 도솔사가
더욱 아름다운 곳으로 기억될 것 같다.
소로우가 살았던 월든 호수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었을까.
잠시 차에서 내려
소양호까지 내려가 보니
해는 뉘엿뉘엿 산그림자를 누이고 있는데
아, 이 소양호는 저 햇살과 조화를 이루면서
이렇게 장엄하고도 적적한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소양호가 끝날 즈음에
검문소가 나오고
바로 다음으로 양구대교가 소양호를 관통하고 있다.
그리고 산길을 따라
드문 드문 산촌 마을들도 보이고,
산 아래 산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텃밭들도 이어지고,
앞으로 2년 여 시간 동안에
나와 함께 벗하며 소요할 대지와 산과 자연이
도반처럼 나를 반긴다.
양구읍은
한 7년 쯤 전에 와 보았을 때와는
전혀 달라 사뭇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 때 생각에
참 작고 아담한 마을이구나 싶었는데,
그동안 도시가 들어섰는지,
아니면 내 시각이 달라졌는지,
시골 읍내 치고는 군청소재지라 그런지
꾀나 큰 마을이요, 작은 도시로 변모했다.
그야말로 없는 것 없고
꼭 필요한 것들이라면 다 있는 도시다.
그러고 보면 사람이 모여사는 도시들의 모습도
모두 이 곳 양구같으면 좋지 않겠나 싶은 생각도 든다.
어쩔 수 없이 사람이 모이면
도시를 이루지 않을 수 없으니,
기왕지사 그럴 수 밖에 없다면
조금 적은 사람들이 모인 작은 마을들이 많은 것이 좋겠다.
이처럼 작은 도시에는
꼭 필요한 것들만 있지만,
거대 도시에는
꼭 필요치 않더라도
삶을 더욱 편리하게 해 주는 것들이라는 명목하에
너무 많은 것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 곳에는 어지간한 것은 다 있지만,
조금 희소한 것이거나,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인 것들은
어지간하면 없는 편이다.
사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인 것들이
우리 주위에서 없어질수록
삶이 더욱 직접적이고 생기로우며
존재감 같은 인생의 깊이가 더 깊어진다.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해 주는 것들은
내 몸을 더 안 쓰게 만들기 쉽고,
본래 우리 안에 구족했던 기능들을 쉬 퇴화시키고 만다.
옛날 같으면
자기 집이며, 자기 먹거리며, 자기에게 필요한 생활용품들은
어디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다 자신 스스로 알아서 만들어 쓸 수 있었으나,
요즘 같으면 그 몫을 돈이 다 알아서 해 주니
이제 사람들의 몫이 많이 줄어들고
삶도 오직 돈을 모으는 데에만 집중되고 있지 않은가.
양구읍내를 지나 해안 방향으로 가다보면
죽곡리라는 작은 마을 초입이 나오고
그 길을 따라 다시 3분 이내 거리에,
정신을 딴데 두고 가다가는 쉽게 지나치기 쉬울 만한
작고 아담한 크기로 '도솔사'라는 이정표와
산 쪽으로 향하는 작은 길이 나온다.
그리고 100미터 쯤 위쪽으로
산 아래
일주문이 있고,
그 위로 작은 법당과 그 옆에 요사채
그리고 작은 종각이
새로운 내 삶터 도솔사의 전부다.
법당도 지금까지 있던 도량과는 다르게
전통양식의 법당도 아니고,
작고 오래된 정체불명 양식의 건물이지만
법당 안으로 들어가면
제법 대웅전 다운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절을 들어설 때의 소박한 일주문에
법당의 소박한 풍경과
딱 일치를 이루는 소박한 종각이 그 앞 쪽으로 서 있다.
그리고 지난 주지스님이
너무 낡아 심각하게 노후되었던 요사와 공양간 건물을
조립식 건물로 단장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아
대웅전 부처님께 죄송스러울 정도로
요사는 재법 깨끗하고 단정하다.
앞으로 나와 함께
이 도량을 가꾸어 나갈
법우들과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꽃을 피웠다.
두 법우는 참 따뜻하고 진솔하고 듬직해 보인다.
법당 일주문 바로 오른쪽으로 교회가 보이고,
그 너머 쪽에 성당이 있어
목사님 신부님과의 다감한 만남도 기대가 된다.
신부님은 다른 일이 있으셔서 뵙지를 못하고,
인상 좋으신 목사님과 저녁 공양을 하고
법당에 들어오니 몸이 녹록하다.
바로 잠에 들었는지
알람 소리에 일어나니 새벽.
첫 새벽 예불을 부처님께 올리고
조금 앉았다가,
아침 공양을 하고...
오늘은 아침부터 할 일이 좀 많다.
글쓴이:법상
이 곳은
강원도 양구 읍내에서
차로 한 10분 정도 떨어진 거리의
작고 아담한 절, 도솔사.
양평으로
홍천으로 해서
신남을 거쳐
소양호를 따라 구불구불 거리는
산길을 따라 양구로 가는 길이 이어진다.
전에 몇 번
오고 가는 길이기는 했지만,
이렇게 짐을 싸 들고
살러 들어오는 것은 처음이라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처음 이 길을 지날 때의 느낌이 생각난다.
신남에서 양구 들어오는 길.
신남에서 산을 하나 넘으면서
그야말로 첩첩산중을 들어가는구나 싶었는데,
갑자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호수 같기도 하고 강 같기도 한 거침없는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는 의외의 모습에
한참을 감탄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신남-양구로 이어지는 이 길.
이 길이 있기에,
이 산중 호수가 있기에,
양구 그리고 도솔사가
더욱 아름다운 곳으로 기억될 것 같다.
소로우가 살았던 월든 호수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었을까.
잠시 차에서 내려
소양호까지 내려가 보니
해는 뉘엿뉘엿 산그림자를 누이고 있는데
아, 이 소양호는 저 햇살과 조화를 이루면서
이렇게 장엄하고도 적적한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소양호가 끝날 즈음에
검문소가 나오고
바로 다음으로 양구대교가 소양호를 관통하고 있다.
그리고 산길을 따라
드문 드문 산촌 마을들도 보이고,
산 아래 산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텃밭들도 이어지고,
앞으로 2년 여 시간 동안에
나와 함께 벗하며 소요할 대지와 산과 자연이
도반처럼 나를 반긴다.
양구읍은
한 7년 쯤 전에 와 보았을 때와는
전혀 달라 사뭇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 때 생각에
참 작고 아담한 마을이구나 싶었는데,
그동안 도시가 들어섰는지,
아니면 내 시각이 달라졌는지,
시골 읍내 치고는 군청소재지라 그런지
꾀나 큰 마을이요, 작은 도시로 변모했다.
그야말로 없는 것 없고
꼭 필요한 것들이라면 다 있는 도시다.
그러고 보면 사람이 모여사는 도시들의 모습도
모두 이 곳 양구같으면 좋지 않겠나 싶은 생각도 든다.
어쩔 수 없이 사람이 모이면
도시를 이루지 않을 수 없으니,
기왕지사 그럴 수 밖에 없다면
조금 적은 사람들이 모인 작은 마을들이 많은 것이 좋겠다.
이처럼 작은 도시에는
꼭 필요한 것들만 있지만,
거대 도시에는
꼭 필요치 않더라도
삶을 더욱 편리하게 해 주는 것들이라는 명목하에
너무 많은 것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 곳에는 어지간한 것은 다 있지만,
조금 희소한 것이거나,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인 것들은
어지간하면 없는 편이다.
사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인 것들이
우리 주위에서 없어질수록
삶이 더욱 직접적이고 생기로우며
존재감 같은 인생의 깊이가 더 깊어진다.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해 주는 것들은
내 몸을 더 안 쓰게 만들기 쉽고,
본래 우리 안에 구족했던 기능들을 쉬 퇴화시키고 만다.
옛날 같으면
자기 집이며, 자기 먹거리며, 자기에게 필요한 생활용품들은
어디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다 자신 스스로 알아서 만들어 쓸 수 있었으나,
요즘 같으면 그 몫을 돈이 다 알아서 해 주니
이제 사람들의 몫이 많이 줄어들고
삶도 오직 돈을 모으는 데에만 집중되고 있지 않은가.
양구읍내를 지나 해안 방향으로 가다보면
죽곡리라는 작은 마을 초입이 나오고
그 길을 따라 다시 3분 이내 거리에,
정신을 딴데 두고 가다가는 쉽게 지나치기 쉬울 만한
작고 아담한 크기로 '도솔사'라는 이정표와
산 쪽으로 향하는 작은 길이 나온다.
그리고 100미터 쯤 위쪽으로
산 아래
일주문이 있고,
그 위로 작은 법당과 그 옆에 요사채
그리고 작은 종각이
새로운 내 삶터 도솔사의 전부다.
법당도 지금까지 있던 도량과는 다르게
전통양식의 법당도 아니고,
작고 오래된 정체불명 양식의 건물이지만
법당 안으로 들어가면
제법 대웅전 다운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절을 들어설 때의 소박한 일주문에
법당의 소박한 풍경과
딱 일치를 이루는 소박한 종각이 그 앞 쪽으로 서 있다.
그리고 지난 주지스님이
너무 낡아 심각하게 노후되었던 요사와 공양간 건물을
조립식 건물로 단장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아
대웅전 부처님께 죄송스러울 정도로
요사는 재법 깨끗하고 단정하다.
앞으로 나와 함께
이 도량을 가꾸어 나갈
법우들과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꽃을 피웠다.
두 법우는 참 따뜻하고 진솔하고 듬직해 보인다.
법당 일주문 바로 오른쪽으로 교회가 보이고,
그 너머 쪽에 성당이 있어
목사님 신부님과의 다감한 만남도 기대가 된다.
신부님은 다른 일이 있으셔서 뵙지를 못하고,
인상 좋으신 목사님과 저녁 공양을 하고
법당에 들어오니 몸이 녹록하다.
바로 잠에 들었는지
알람 소리에 일어나니 새벽.
첫 새벽 예불을 부처님께 올리고
조금 앉았다가,
아침 공양을 하고...
오늘은 아침부터 할 일이 좀 많다.
글쓴이: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