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숲 길을 함께 걷는 길벗

2022-12-04
조회수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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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도량 통일호국사]



장마 때가 되니까
깊은 감성에 잠기는 때가 잦아집니다.

처마 아래로 떨어지는
굵은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홀로 조용히 차를 한 잔 마시고 있다보면
시간이 그만 딱 멈춰서는 듯
아무런 바램도 없이
아무런 기대도 없이
그냥 그냥 지금 이 순간에 머물게 됩니다.

떨어지는 비소리를
온 몸으로 깊이 느껴 보시는지요.
또 이런 날 축축하지만 생기어린
정신을 깨우는 메시지가 담긴
그런 숲 길을 거닐어 보셨는지.

숲 속에서
나 또한 동떨어진 한 사람이 아니라
숲과 하나가 되어
숲 그 자체로써 남게 될 때
그 때 우리 내면 깊은 곳에서 들리는
소리 없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됩니다.

숲이란 자연이란
그대로 우리의 스승이고 선지식입니다.
숲 길을 걸을 때
마치 어머님의 품 속에서 처럼
깊은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그런 깊은 평화를 맛보며
숲 길을 거닐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시는지요.

때때로 살며 살아가며 무겁게 짊어지고 가는
그 모든 짐들을 잠시 내려두고
호젓하게 또 가볍고 평온한 마음으로
숲 길을 거닐 수 있는 시간이 우리에겐 과연 있기는 합니까?

그런 길을 만드시길.
그런 시간을 만들어 보시길.
잠시 모든 삶의 짐을 비워두고
숲의 생명들을 관찰하며
길을 걷는 나의 내면을 관찰하며
다만 걷기만 할 수 있는 그런 나만의 숲 길을 가져 보시길.

물론 숲 길이란
꼭 숲 속의 길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내 마음 속을 비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많은 것들
그 모든 것이 다 나의 숲 길이 될 수 있습니다.

나라는 존재 자체가
이미 숲이기 때문입니다.
존재가 그대로 숲이며 자연이고 야생입니다.

내 안의 야생성, 자연성, 본성을 일깨워줄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숲이며 스승이고 선지식일 수 있는 것입니다.

빌딩 숲 속에 있더라도
고층 아파트 안에 살고 있더라도
깨어있음의 숲 길을 걷고 있다면
그 숲 속에서
깊은 내면이 깨어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 길을 함께 걷는 나그네,
그 길을 어깨동무하며 함께 걷는 좋은 벗, 도반.
그래서 도반과 함께 걷는 숲 길은
언제나 평화로우며 두렵지 않고 외롭지 않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부처님께서도
'도반을 얻는 즐거움은
도의 반을 얻은 것이 아니라 전부를 얻은 것'
이라고 말씀하셨는지 모를 일입니다.

목탁소리와 인연 된 모든 분들,
마음 속에는 늘 '평화'와 '행복' '고요' '깨달음'을
간직하고 계신 모든 분들이
바로 우리의 도반이며
청명한 숲 길을 함께 걷는 길벗입니다.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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