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초대에 응하는 사람

2022-10-29
조회수 876


가을이다 싶더니
벌써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오늘 밤에는
아니면 내일 새벽부터는
눈이 내릴 것이라는 예보에
잔뜩 설레는 마음으로 겨울맞이를 준비하고 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도량은 온통 형형색색의 단풍들이
한껏 가을을 수놓고 있었다.

그런데...
참 계절은 더딘 듯 하면서도
빠를 땐 이렇게 계절을 느낄 여유를 금새 빼앗아간다.

그 때는
그냥 가만히 앉아서
산을 바라만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하루를
평화롭게 보낼 수 있었고,
숲 길을 걷는 것 만으로도
온통 마음은 가을이 깊은 품 속으로 안길 수 있었다.

참 야속도 하지
봄꽃들이 그러했듯이
가을 단풍 또한
한창 피어오른다 싶으면 그냥
바로 아쉬움을 남기고 잎을 떨군다.

지금은
도량 주위가 온통 낙엽밭이다.

그 형형색색을 자랑하던 잎들이
이제 모두들 한가지 색으로
땅 색을 닮아가며
또다른 땅을 이루고 있다.

겨울철에 수북이 쌓인 눈을 밟을 때
발이 쑥 들어가 깊이 빠지는 것 처럼,
지금 산은
수북이 쌓인 낙엽들로
발길이 푹 푹 빠지곤 한다.

이맘 때 쯤
숲의 아름다움은 이런 낙엽에 있지 않은가 싶다.
낙엽들이 수북이 쌓여있는
그 길 없는 산길을 걷는 느낌.
그 바스락 거리는 살 길을 온 몸으로 느껴보는...

또 하나
구름 한 점 없이 푸르고 또 푸른 가을 하늘.
그 시퍼런 하늘의 기상과 기운
그건 더없는 이 세상의 축복이다.

그리고...
오늘 밤
겨울을 알리는 눈 소식이 있지 않은가...

이렇게 계절이란
그 계절이 언제가 되었건 간에
언제나 우리를 행복으로 초대한다.

그 행복을 받아들이고,
그 초대에 응하는
지극히 소수의 몇몇 사람들에게...

지극히 마음이 맑은
그래서 저 계절의 변화를
마음 속에 담아 낼 수 있을 만큼 텅 빈 가슴을 가지고 있는
지극히 소수의 몇몇 사람들에게만...

우리 모두가
그런 사람이 되기를 바래본다.
계절의 초대에
마땅히 응해주는 사람...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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