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 입시기도 수능기도의 마음가짐
이 맘 때면 전국의 산사가 기도객들로 분주하다. 입시기도며 진급기도 등으로 수많은 기도객들이 정성스럽게 불전으로 나아가 향을 사르고 절을 하곤 한다. 어디 산사뿐이겠는가. 교회고 성당 또한 마찬가지다. 매년 반복되는 이런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과연 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기도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 새삼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기도는 말 그대로 '비는 것'이다. 빈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루기를 원한다는 것이고, 원하는 바가 크고 강할수록 우리의 기도는 더욱 간절해진다. 그러나 다른 말로 기도가 간절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강하게 바란다는 말이며 그 이면에는 바라는 바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의 괴로움 또한 크게 준비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과연 기도의 의미가 무엇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데 있을까. 그렇지 않다. 수행자의 기도는 내가 바라는 결과를 얻고자 함이 아니고, 어떤 결과가 오더라도 그 결과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강인한 내적인 수행력을 쌓는데 있다. 기도를 하면 마음이 비워지고 마음이 비워지면 결과에 대한 애착과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며, 그랬을 때 결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 그것이 기도의 참 의미가 아닐까.기도를 하면서, 수행을 하면서 '목표를 반드시 이루기를' 바라고 집착하는 마음으로 기도한다면, 그건 벌써 어긋나기 시작한 것이다. 기도와 수행은 아무런 이유가 붙어서도 안 되고, 그 어떤 조건이나 거래의 마음이 붙어서도 안 된다.수행하고 기도하는 순간 이미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완전히 이룬 순간인 것이지, 기도를 했더니 이렇게 되더라거나, 기도를 했는데 원하는 대로 되지 않더라거나 그런 분별이 붙는다면 그것은 부처님과 하느님과 거래를 하자는 것이지 참된 기도가 아니다.만약 기도만 하면 무조건 다 이룰 수 있고, 기도 안 하면 떨어뜨리는 그런 신이 그런 부처가 있다면 당장에 그런 종교를 버려야 할 것이다.입시기도든, 진급기도든 그 기도의 목적은 합격이나 진급에 있지 않다. 다만 입시와 진급이라는 그 결과 앞에서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자유롭고 당당한 내 안의 중심을 잡는데 있다. 어떤 결과가 오더라도 그 결과를 당당하게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마음공부를 하는데 기도의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닐까. 참되게 기도하고 정진한 수행자라면, 인과를 믿고 신의 섭리를 믿는 종교인이라면 내 스스로 공부한 만큼, 노력한 만큼 온당한 결과를 받는 것이 당당한 노릇 아니겠나.기도가 필요할 때는 마땅히 기도를 할 일이다. 다만 합격이나 진급을, 어떤 특정한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기도가 아니라 그 어떤 결과 앞에서라도 내 안의 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도록, 당당해 질 수 있도록, 조급해지지 않을 수 있도록, 마음을 맑게 비울 수 있도록, 비움의 기도를 할 일이다.- 법상스님 [마음공부 생활수행] 말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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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맘 때면 전국의 산사가 기도객들로 분주하다. 입시기도며 진급기도 등으로 수많은 기도객들이 정성스럽게 불전으로 나아가 향을 사르고 절을 하곤 한다.
어디 산사뿐이겠는가. 교회고 성당 또한 마찬가지다. 매년 반복되는 이런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과연 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기도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 새삼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기도는 말 그대로 '비는 것'이다. 빈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루기를 원한다는 것이고, 원하는 바가 크고 강할수록 우리의 기도는 더욱 간절해진다.
그러나 다른 말로 기도가 간절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강하게 바란다는 말이며 그 이면에는 바라는 바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의 괴로움 또한 크게 준비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과연 기도의 의미가 무엇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데 있을까. 그렇지 않다. 수행자의 기도는 내가 바라는 결과를 얻고자 함이 아니고, 어떤 결과가 오더라도 그 결과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강인한 내적인 수행력을 쌓는데 있다.
기도를 하면 마음이 비워지고 마음이 비워지면 결과에 대한 애착과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며, 그랬을 때 결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 그것이 기도의 참 의미가 아닐까.
기도를 하면서, 수행을 하면서 '목표를 반드시 이루기를' 바라고 집착하는 마음으로 기도한다면, 그건 벌써 어긋나기 시작한 것이다.
기도와 수행은 아무런 이유가 붙어서도 안 되고, 그 어떤 조건이나 거래의 마음이 붙어서도 안 된다.
수행하고 기도하는 순간 이미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완전히 이룬 순간인 것이지, 기도를 했더니 이렇게 되더라거나, 기도를 했는데 원하는 대로 되지 않더라거나 그런 분별이 붙는다면 그것은 부처님과 하느님과 거래를 하자는 것이지 참된 기도가 아니다.
만약 기도만 하면 무조건 다 이룰 수 있고, 기도 안 하면 떨어뜨리는 그런 신이 그런 부처가 있다면 당장에 그런 종교를 버려야 할 것이다.
입시기도든, 진급기도든 그 기도의 목적은 합격이나 진급에 있지 않다.
다만 입시와 진급이라는 그 결과 앞에서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자유롭고 당당한 내 안의 중심을 잡는데 있다.
어떤 결과가 오더라도 그 결과를 당당하게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마음공부를 하는데 기도의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닐까.
참되게 기도하고 정진한 수행자라면, 인과를 믿고 신의 섭리를 믿는 종교인이라면 내 스스로 공부한 만큼, 노력한 만큼 온당한 결과를 받는 것이 당당한 노릇 아니겠나.
기도가 필요할 때는 마땅히 기도를 할 일이다.
다만 합격이나 진급을, 어떤 특정한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기도가 아니라
그 어떤 결과 앞에서라도 내 안의 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도록, 당당해 질 수 있도록, 조급해지지 않을 수 있도록, 마음을 맑게 비울 수 있도록, 비움의 기도를 할 일이다.
- 법상스님 [마음공부 생활수행] 말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