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나는 길
Walk with Me, 2017

틱낫한 스님이 프랑스 보르도 근교에 설립한 명상 공동체 플럼 빌리지를 조명한 최초의 기록이자, 그곳에서 머물렀던 틱낫한 스님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작품인
<나를 만나는 길 Walk With Me>을 보고 왔습니다.
실제 독실한 불교 신자로 알려진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이 영화의 나레이션을 맡아 영화 속의 언어들에 깊이를 더해 주었습니다.
영화 속의 모든 장면 장면과 언어와 노래들은 있는 그대로 명상 그 자체였습니다.

○
<나를 만나는 길>에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낭독하는 문장은 [젊은 틱낫한의 일기]에서 발췌됐다고 합니다.
“화가 난다는 것이 무엇인지,
칭송 받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나는 안다.
눈물이나 웃음이 날 것 같은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이런 감정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어떻게 만질 수 있을까.
아무것도 없다면 왜 나는 이토록
무언가가 있다고 확신하는가.”


○
영화 속에서 단상에 오른 한 소녀가 스님께 묻습니다.
“강아지가 죽었는데, 너무 슬펐어요. 어떻게 하면 슬프지 않을까요?”
틱낫한 스님은 이렇게 답하십니다.
“높은 하늘에 아름다운 구름이 보여 너무 좋은데 갑자기 구름이 사라져 버렸어. 구름은 죽은 것도 사라진 것도 아닌 비가 되었다는 걸 알 수 있어.
비를 보면 너의 구름이 보이고 마음챙김과 함께 차를 마실 때 차 속에서 비와 구름을 보면서 ‘안녕, 나의 구름아. 넌 새로운 모습으로 여전히 살아있구나’라고 말할 수 있겠지.
강아지도 똑같아. 깊이 보면 새로운 모습의 강아지를 보게 될 거야.”

○
그 빌리지에서 수행하는 모든 사람들은 천천히 걷고, 먹으며, 마십니다.
그리고15분마다 한 번씩 종이 울리면 하던 일을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습니다.
삶과 그 경이로움은 오직 현재의 순간에만 있으니 지금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함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걷고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요리하고 일하는 삶의 모든 일들이 하나 하나 수행 아님이 없음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보며 94분 동안 틱낫한 스님과 함께 플럼 빌리지 마을에서 나를 만나고 돌아왔습니다.
어디서 오신 바가 없으셨듯
어디로도 가신 바 없으십니다
그저 안도 밖도 따로 없는 바로 여기에서
때로는 바람으로 때로는 구름으로
때로는 꽃으로 때로는 나뭇잎으로
또 때로는 눈물로 때로는 한숨으로
늘 함께 계시는 틱낫한 스님을
매 순간 뵙습니다
만난 적 없으므로 헤어진 적 또한 없습니다
한 편의 명상이며 수행이며 사랑인 이 영화를 오늘 만났음에 감사합니다.
깊이 바라보겠습니다.
목탁소리에서 공부합니다
선향지 합장 올림
2022. 5. 14. 토

나를 만나는 길
Walk with Me, 2017
틱낫한 스님이 프랑스 보르도 근교에 설립한 명상 공동체 플럼 빌리지를 조명한 최초의 기록이자, 그곳에서 머물렀던 틱낫한 스님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작품인
<나를 만나는 길 Walk With Me>을 보고 왔습니다.
실제 독실한 불교 신자로 알려진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이 영화의 나레이션을 맡아 영화 속의 언어들에 깊이를 더해 주었습니다.
영화 속의 모든 장면 장면과 언어와 노래들은 있는 그대로 명상 그 자체였습니다.
○
<나를 만나는 길>에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낭독하는 문장은 [젊은 틱낫한의 일기]에서 발췌됐다고 합니다.
칭송 받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나는 안다.
눈물이나 웃음이 날 것 같은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이런 감정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어떻게 만질 수 있을까.
아무것도 없다면 왜 나는 이토록
무언가가 있다고 확신하는가.”
○
영화 속에서 단상에 오른 한 소녀가 스님께 묻습니다.
“강아지가 죽었는데, 너무 슬펐어요. 어떻게 하면 슬프지 않을까요?”
틱낫한 스님은 이렇게 답하십니다.
“높은 하늘에 아름다운 구름이 보여 너무 좋은데 갑자기 구름이 사라져 버렸어. 구름은 죽은 것도 사라진 것도 아닌 비가 되었다는 걸 알 수 있어.
비를 보면 너의 구름이 보이고 마음챙김과 함께 차를 마실 때 차 속에서 비와 구름을 보면서 ‘안녕, 나의 구름아. 넌 새로운 모습으로 여전히 살아있구나’라고 말할 수 있겠지.
강아지도 똑같아. 깊이 보면 새로운 모습의 강아지를 보게 될 거야.”
○
그 빌리지에서 수행하는 모든 사람들은 천천히 걷고, 먹으며, 마십니다.
그리고15분마다 한 번씩 종이 울리면 하던 일을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습니다.
삶과 그 경이로움은 오직 현재의 순간에만 있으니 지금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함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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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요리하고 일하는 삶의 모든 일들이 하나 하나 수행 아님이 없음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보며 94분 동안 틱낫한 스님과 함께 플럼 빌리지 마을에서 나를 만나고 돌아왔습니다.
어디서 오신 바가 없으셨듯
어디로도 가신 바 없으십니다
그저 안도 밖도 따로 없는 바로 여기에서
때로는 바람으로 때로는 구름으로
때로는 꽃으로 때로는 나뭇잎으로
또 때로는 눈물로 때로는 한숨으로
늘 함께 계시는 틱낫한 스님을
매 순간 뵙습니다
만난 적 없으므로 헤어진 적 또한 없습니다
한 편의 명상이며 수행이며 사랑인 이 영화를 오늘 만났음에 감사합니다.
깊이 바라보겠습니다.
목탁소리에서 공부합니다
선향지 합장 올림
2022. 5. 14. 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