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인사 올립니다

전혜경
2022-01-01
조회수 664

청복


암막커튼을 질끈 묶어
햇살이 통채 드는 것이좋다


하, 좋다
밝다

머리는 지끈하나
할일 없어 좋다

쓴 책을 다시읽는다
틀린 글자가 여럿


식은 밥을 끓여
엄마가 주신 갓김치 새곰하다


앉아 있으니
법하는구나

어두웠다 밝았다
변덕을 끓이다

언제 그랬냐는둥
홀연히 감춘다

마음이요
인생사 라


조촐한 살림살이 안에선

들어오는 햇살 만으로도
넉넉하다


가난은 욕심을 거둬
청빈을 드러낸다


문 밖의 잣대로는 알수 없을
마음이 가난한 복


따뜻한 바닥
부드러운 이불

창으로 드는
밝은 햇살

할 일 없어

배부르고
책 읽으니

바랄것이 없다

이를일러 청복이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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