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일요법문 《돈오입도요문론》 -2

목탁소리 대원정사 총무처
2021-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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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불보살께 헌사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대보살님들께 머리 숙여 예배를 올립니다.

부처님의 제자인 제가 이 논을 지었으나 부처님의 마음을 알지 못하였을까 두려우니 부디 참회를 받아 주십시오. 만약 부처님의 이치를 알았거든 일체 유정의 중생에게 모두 회향하여 내세(來世)에 다 함께 성불하기를 바라옵니다.


스님의 강설

보통 초기 자료들에는 이와같이 불보살들께 바치는 헌사가 정형구처럼 등장한다.

대주스님 역시 겸손한 마음으로 자신의 공부를 낮추며, 이렇게 부처님의 이치를 논서로 정리함에 우선 먼저 참회를 올린다. 이어 이 이치를 일체 중생에게 회향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음을 함께 밝히며, 이 인연공덕으로 일체 중생이 모두 함께 성불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한다.




2. 돈오(頓悟)



"어떤 법을 닦아야 곧 해탈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오직 돈오의 한 문[一門]만이 곧 해탈을 얻을 수 있느니라."

"어떤 것을 돈오(頓悟)라고 합니까?"

"돈(頓)이란 단박에 망념(妄念)을 없앰이요, 오(悟)란 얻은 바 없음[無所得]을 깨치는 것이니라."

"무엇부터 닦아야 합니까?"

"근본(根本)부터 닦아야 하느니라."

"어떻게 하는것이 근본부터 닦는 것입니까?"

"마음이 근본이니라."

"마음이 근본임을 어떻게 알수 있습니까?"

"[능가경]에 이르기를 '마음이 나면 갖가지 법이 나고 마음이 없어지면 갖가지 법이 없어진다'고 하였고, [유마경]에 이르기를 '정토(淨土)를 얻고저 하면 마땅히 그 마음을 깨끗이 하여야 하나니 그 마음 깨끗함을 따라 불국토가 깨끗해진다' 하였고,

[유교경]에 이르기를 '마음을 한곳으로 통일하여 제어하면 성취하지 못하는 일이 없다' 고 하였고,

어떤 경에서는 '성인은 마음을 구하나 부처를 구하지 아니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부처를 구하면서 마음을 구하지 아니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을 다스리나 몸을 다스리지 아니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몸은 다스리나 마음을 다스리지 아니한다'고 하였고,

[불명경]에 이르기를 '죄는 마음에서 났다가 다시 마음을 좇아서 없어진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선악과 일체 모든 것은 자신의 마음으로부터 말미암은 것임을 알지니, 그런 까닭에 마음이 근본이니라. 만약 해탈을 구하는 사람이라면 먼저 모름지기 근본을 알아야 한다.

만약 이런 이치를 통달하지 못하고 쓸데없이 노력을 허비하여 바깥 모양에서 구한다면 옳지 않느니라.

[선문경]에 이르기를 '바깥 모양에서 구한다면 비록 몇 겁을 지난다 해도 마침내 이루지 못할 것이요, 안으로 마음을 관조하여 깨치면 한 생각 사이에 보리를 증득한다'고 하였느니라."


스님의 

어떻게 해야 해탈을 할 수 있을까?


해탈은 '묶인 것에서 풀려나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보통 해탈하여 마침내 모든 것에서 풀려나게 되면, 이후에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어떠한 특별한 경지에 도달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며 지금 있는 나의 일상적 의식 상태에서 벗어나 완전 다른 새로운 의식 상태로 살아가게 될 것이라 생각들 하실 수 있지만, 실은 전혀 아니다.

지금의 우리의 살아가는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완전한 충만감과 지극한 행복감만 느끼며 번뇌와 생각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거나, 고통이나 괴로움은 전혀 느낄 일이 없는 그러한 상태로 살아가는 삶을 해탈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미 틀렸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해탈이란 묶인 것에서 풀려나는 것이다. 생각과 분별에서 풀려나 더 이상 괴로움이 진짜 괴로움이 아님을, 번뇌나 아픔 또한 모두 인연따라 찾아온 허망한 가짜일 뿐 실체가 아님을 단번에 문득 알아내게 되는 것. 그것이 전부이다.

이후부터는 충만한 행복감만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불행이 아픔이 괴로움이 그대로 다 있으나 더 이상 불행하지 않으며 아프지 않으며 괴롭지 않음을 알게 되는 상태일 뿐이다.

그저 일없이 이 삶을 그대로 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한도인이라 하는 것이다. 그저 아무렇지 않게 가볍게 살게 되는 것이다. 평범한 그 평상심이 바로 그것이다.



불교는 좋은 것만을 추구하고 싫고 나쁜 것은 버리려 하는 그런 종교가 아니다. 그러므로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없을 때 비로소 해탈이요 열반이라 하는 것이다.

그러한 해탈은 몰록 깨달아 얻는 것이라 하였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무엇인가를 오랜 시간 갈고 닦아 이루어내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는 본래 부처라는 그 한 소식에 문득 밝아지는 것. 그것이 곧 돈오이다. 이미 도달해 있는 지금 여기를 몰록 깨닫고 곧장 이 자리로 돌아오는 소식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 자리에 굳건히 뿌리내리고 있을 때, 그 어떤 망념이 일어나더라도 실체가 아님을 잘 알므로 그 망념에 따라가거나 걸려 넘어지지 않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아무리 좋거나 나쁜 말을 할지라도 거기 끌려가지 않는 것이다. 이 세상에 왔다 가는 그 숱한 허상에 더 이상 속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근본 마음을 몰록 알게 될 때, 비로소 찾는 마음을 내리고 크게 쉴 수 있게 된다. 밖에서 찾을 것도 얻을 것도 구할 것도 따로 없으며, 본래 원만구족이었음에 밝고 밝아져 마침내 마음을 쉬는 것.

그것이 곧 근본을 닦는 것이며, 그것이 곧 마음이 근본임을 알아 밝아지는 것을 말한다.




이 소식에 밝아지면 어떻게 살게 될까? 그냥 지금과 같이 이렇게 똑같이 살게 될 뿐 다시 다른 일은 없을 것이다. 그저 이대로 똑같이 살 뿐이나, 더 이상 애쓰지 않고 힘들이지 않고 심각할 일 없이, 그러면서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게 될 것이다.

힘들여가며 애쓰지 않고 애쓰며 살게 되는 것이다. 아무것도 추구함없이 모든 일을 다 찾아 하며 살게 되는 것이다.

자기를 깨닫는 공부, 진정한 자기를 찾는 공부란 바로 이런 것이다. 모든 것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공부.

이 근본 하나를 깨달을 때 우리 삶의 모든 문제를 단박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믿음을 갖고 스스로 자기를 찾는 이 공부에 좀 더 간절해 보시기를 바란다.

- 법상스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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