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가 안 뜨면 좋겠다..."
이끼 계곡 가는 길, 발 아래 구비구비 펼쳐진 산들을 보며 걷고 있는데 문득 들려온 말입니다.
누가 말했나하고 보니 전깃줄에 매달린 물방울 중 하나가 한 말이었습니다.
이심전심, 다른 물방울들도 한 마음이 되어 같은 소망을 품습니다.
"해가 안 뜨면 좋겠다..."
"밤까지 매달려 있으면 달과 별도 볼 수 있을 텐데..."
한 물방울이 말하자, 다른 물방울들도 그 소망을 같이 품습니다.
"새벽까지라면 여명을 볼 수도 있겠지?"
"그래. 여명을 보고나서 새벽 햇살에 살을 태워 하늘로 오르면 더 바랄 게 없겠다."
물방울들의 소망이 제 부피보다 더 큰 풍선만큼 부풀어 올랐을 때,
"소망을 품기보다는 지금 느낌을 담는 것이 더 중요할 지도 몰라."
구석에 있던 물방울 하나가 말했습니다.
다른 물방울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그 말을 한 물방울이 또 말했습니다.
"이왕 담을 거면 담아서 무거워지는 것 말고, 담아서 따뜻해지는 것 말이야."
물방울들은 한껏 좋던 기분을 망쳐버린 그 물방울을 다같이 노려보았습니다.
"미안해. 기분 나쁘게 하려고 한 말은 아니었는데...."
기분은 나빴지만 궁금증 많은 물방울 하나가 그 물방울에게 물었습니다.
"담아서 따뜻해지는 것이라니?"
다들 외면하고는 있었지만 그 물방울이 어떻게 대답할까 궁금해하고 있는데, 구석자리의 그 물방울이 조용조용 말을 시작했습니다.
"다가올 그 무엇을 바라고 기다리느라 지금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느끼지 못하면 안타깝잖아."
"지금 우리가 무얼 느끼고 무얼 품을 수 있는데?"
"구비구비 펼쳐진 저 산, 그 산을 타고 오르는 구름들, 산꽃 가득한 길, 나뭇가지에 몸 숨긴 새들..."
"그걸 품는다고? 어떻게?"
"날 봐."
궁금증 많은 물방울이 그 물방울을 보았습니다.
외면하고 있던 물방울들도 곁눈질로 그 물방울을 보았습니다.
그 물방울은 방금 말한 그 모든 것을 품고 있었습니다.
"너도 이미 품고 있어. 우리들 모두 다 품고 있지."
"아..."
확인하듯 서로를 보던 물방울들이 작게 탄성을 내질렀습니다.
"가볍고 따뜻하지? 작지만 우리들은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지."
수긍하는 눈빛을 보이던 궁금증 많은 물방울, 그러나 곧 탄식을 내뱉고 맙니다.
"그렇지만 우리네 삶은 너무 짧아. 너무 짧다구..."
"맞아. 맞아..."
다른 물방울들도 이내 그 탄식에 동참하고 맙니다.
"그래 맞아. 너무 짧지.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을 느끼고 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
잠시 뜸을 들인 구석자리 물방울이 말을 잇습니다.
"해가 뜨고 우리가 사라지는 것이 끝이 아닐지도 몰라."
외면하거나 못 들은 척 하던 물방울들이 귀를 세우고 그 물방울을 봅니다.
"햇빛을 담으면 우리는 더욱 가벼워져 하늘로 오르지. 더 작은 수증기 방울이 되겠지만 하늘 높이 오를수록 더 많은 것을 담게되지. 이 지구를 통째로 담을 수도 있어. 끝이 아니라 늘 새로운 시작인 거지."
"우주를 담고 싶다."
그 말을 듣던 한 물방울이 말했습니다.
"어쩜 우리가 우주일지도 몰라."
다른 물방울 하나가 말했습니다.
그 말 다음으로 이어지는 말이 없어 저도 가던 길을 서둘렀습니다.
물방울들은 담아서 따뜻해지는 것들을 담기에 바빠보였습니다.
"해가 안 뜨면 좋겠다..."
이끼 계곡 가는 길, 발 아래 구비구비 펼쳐진 산들을 보며 걷고 있는데 문득 들려온 말입니다.
누가 말했나하고 보니 전깃줄에 매달린 물방울 중 하나가 한 말이었습니다.
이심전심, 다른 물방울들도 한 마음이 되어 같은 소망을 품습니다.
"해가 안 뜨면 좋겠다..."
"밤까지 매달려 있으면 달과 별도 볼 수 있을 텐데..."
한 물방울이 말하자, 다른 물방울들도 그 소망을 같이 품습니다.
"새벽까지라면 여명을 볼 수도 있겠지?"
"그래. 여명을 보고나서 새벽 햇살에 살을 태워 하늘로 오르면 더 바랄 게 없겠다."
물방울들의 소망이 제 부피보다 더 큰 풍선만큼 부풀어 올랐을 때,
"소망을 품기보다는 지금 느낌을 담는 것이 더 중요할 지도 몰라."
구석에 있던 물방울 하나가 말했습니다.
다른 물방울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그 말을 한 물방울이 또 말했습니다.
"이왕 담을 거면 담아서 무거워지는 것 말고, 담아서 따뜻해지는 것 말이야."
물방울들은 한껏 좋던 기분을 망쳐버린 그 물방울을 다같이 노려보았습니다.
"미안해. 기분 나쁘게 하려고 한 말은 아니었는데...."
기분은 나빴지만 궁금증 많은 물방울 하나가 그 물방울에게 물었습니다.
"담아서 따뜻해지는 것이라니?"
다들 외면하고는 있었지만 그 물방울이 어떻게 대답할까 궁금해하고 있는데, 구석자리의 그 물방울이 조용조용 말을 시작했습니다.
"다가올 그 무엇을 바라고 기다리느라 지금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느끼지 못하면 안타깝잖아."
"지금 우리가 무얼 느끼고 무얼 품을 수 있는데?"
"구비구비 펼쳐진 저 산, 그 산을 타고 오르는 구름들, 산꽃 가득한 길, 나뭇가지에 몸 숨긴 새들..."
"그걸 품는다고? 어떻게?"
"날 봐."
궁금증 많은 물방울이 그 물방울을 보았습니다.
외면하고 있던 물방울들도 곁눈질로 그 물방울을 보았습니다.
그 물방울은 방금 말한 그 모든 것을 품고 있었습니다.
"너도 이미 품고 있어. 우리들 모두 다 품고 있지."
"아..."
확인하듯 서로를 보던 물방울들이 작게 탄성을 내질렀습니다.
"가볍고 따뜻하지? 작지만 우리들은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지."
수긍하는 눈빛을 보이던 궁금증 많은 물방울, 그러나 곧 탄식을 내뱉고 맙니다.
"그렇지만 우리네 삶은 너무 짧아. 너무 짧다구..."
"맞아. 맞아..."
다른 물방울들도 이내 그 탄식에 동참하고 맙니다.
"그래 맞아. 너무 짧지.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을 느끼고 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
잠시 뜸을 들인 구석자리 물방울이 말을 잇습니다.
"해가 뜨고 우리가 사라지는 것이 끝이 아닐지도 몰라."
외면하거나 못 들은 척 하던 물방울들이 귀를 세우고 그 물방울을 봅니다.
"햇빛을 담으면 우리는 더욱 가벼워져 하늘로 오르지. 더 작은 수증기 방울이 되겠지만 하늘 높이 오를수록 더 많은 것을 담게되지. 이 지구를 통째로 담을 수도 있어. 끝이 아니라 늘 새로운 시작인 거지."
"우주를 담고 싶다."
그 말을 듣던 한 물방울이 말했습니다.
"어쩜 우리가 우주일지도 몰라."
다른 물방울 하나가 말했습니다.
그 말 다음으로 이어지는 말이 없어 저도 가던 길을 서둘렀습니다.
물방울들은 담아서 따뜻해지는 것들을 담기에 바빠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