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조어록31≫ 모든 괴로움의 공통 구조

목탁소리 대원정사 총무처
2021-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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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일 일요법회 법문말씀

≪마조어록31≫ 모든 괴로움의 공통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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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든 괴로움의 공통 구조


스님의 법문말씀

우리는 누구나 할 것 없이 같은 괴로움들을 안고 산다. 사랑하지만 헤어져야 하거나, 갖고 싶은 것을 얻지 못하는 괴로움을 누구나 겪으며 살고 있다. 애별리고(愛別離苦)와 구부득고(求不得苦)를 겪게 되어있는 것이다.


세상일들은 모두 인연 따라 일어나고 사라진다. 이렇게 인연 따라 생겨나고 사라지는 모든 것들은 생로병사(生老病死), 생주이멸(生住異滅), 성주괴공(成住壞空)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인연이 다하면 반드시 사라지게 되어 있으며, 언제가 그 인연이 다 할 때인지를 알 수도 없다. 그러니 우리는 그 인연이 영원할 것이라 착각하고 산다. 그 인연의 유효기간에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다 그러하다.


모든 만남은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 헤어지게 되어 있다. 승승장구 하다가 실패도 하게 되어 있다. 건강하다가도 언젠가는 아프다.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므로, 조금씩 차이는 있겠으나, 누구든 어떤 대상을 정하고 집착하며 사로잡힌다.


집착을 하게 되면 인지협착이 일어나 지혜가 사라지게 된다. 이러한 집착의 상태에서는 그 상황을 실제라 여기므로, 제3자가 보았을 때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을 그 일에 사로잡혀 울고 웃게 되는 것이다.


실은 아무리 괴로운 일이 있더라도, 나에게만 생기는 나만 괴로운 상황? 그런 것은 없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들이 나에게도 온 것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나’라고 하는 아상을 너무나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나만 그 상황에 빠져 있다고 생각하므로 괴로운 것이다. 즉, 그 모든 것이 다 나의 생각일 뿐이다. 우리는 모두 그 생각에 구속되어 산다.


그러나 어디에도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에 밝게 눈 뜨고 나면, 그래서 내 삶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결코 내가 하는 일이 아님에 밝아져, 그 모든 일을 완전히 있는 그대로 다 받아들이고 나면, 더 이상 그것에 구속당하지 않게 된다.


우리는 이와 같이 마음의 장난감에 불과하다. 이 몸,이 마음, 생각은 내가 아니다. 법 하나가 진짜 '나'의 주인공이다. 이 몸의 일도 마음도 생각도 모두 이 법 하나가 하는 일이다. 그러니 이 몸이 갖고 싶다고 원하는 대상도 ‘나’고, 이것도 저것도 모두 진짜 '나' 아닌 것이 없다. 아픔도 ‘나’이고 삶도, 죽음도 모두 '나'다. 전부 이 하나가 하는 일이니, 삶과 죽음이 따로 있을 리가 있는가?


삶 속에 어떠한 괴로움이 찾아왔다면, 그것은 이 한 소식을 깨닫기 위한 마음공부를 시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온 것이다. 부처님께서 사문유관 하신 후 생로병사를 체험하게 되어, 괴로움을 소멸하기 위해 깨달음으로 가는 길을 찾기 시작하신 그것과 다르지 않다.


누구나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간절한 원동력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므로, 인생에서 가장 큰 괴로움이 찾아 왔다면, 그것으로 절망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나를 제대로 알아낼 수 있는 깨달음의 큰 기회가 마침내 찾아 온 것이라 여기며 기뻐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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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조어록31≫


한 스님이 마조에게 가르침을 청하였다.

"스님! 사구*백비*(四句百非)를 쓰지 말고, 저에게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을 곧장 가리켜 주십시오."


마조가 말했다.

"내 마음이 오늘은 그럴 기분이 아니니, 그대는 지장(智藏)에게 가서 묻도록 하라."


그리하여 지장에게 물으니 이렇게 대답하였다. 

“너는 어째서 마조스님에게 묻지 않는가?”

"스님께서 저에게 상좌(上座)께 가서 물으라 하셨습니다."


그러자 지장은 손으로 머리를 만지면서 말했다. "오늘은 머리가 아프니, 회해(懷海) 사형(師兄)에게 가서 묻도록 하라."


그리하여 다시 회해(懷海)에게 가서 물으니, 이렇게 말했다.

"나도 잘 모르는 일이다."


그 스님이 이런 일들을 마조스님께 말씀드리자, 마조가 말했다.

"지장의 머리는 희고, 회해의 머리는 검구나."

[마조어록]


* ‘지장의 머리는 희고, 회해의 머리는 검구나’ 유래 -

중국 민 족속에 후백이 있었는데 남을 잘 속였다. 어느 날 후백이 후흑이란 여인을 우물가에서 만났다. 후흑이 말하길 “귀고리를 우물 속에 빠뜨렸는데, 그 값이 백금(百金:많은 돈)어치입니다. 찾아주신다면 그 반을 드리겠습니다.” 후백은 귀거리를 찾으면 못 찾았다고 속일 생각으로 우물 안으로 들어갔다. 후흑은 후백의 옷을 가지고 달아나 버렸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이야기.

* 사구 : 4가지 분별의 형태 - a이다, a가 아니다, a이기도 하고 a가 아니기도 하다, a도 아니고 a가 아닌 것도 아니다

* 백비 : 4구에 과거, 현재, 미래 등을 적용하여 더욱 세분하게 분별한 것, 온갖 종류의 분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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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강설

한 스님이 마조스님을 찾아간다. 어떠한 말도 방편도 쓰지 말고 곧장 달마가 서쪽에서 오신 뜻, 즉 곧장 법을 알려 달라고 청한다.


이에 마조는 마음이 그럴 기분이 아니니 지장에게 가서 묻도록 하라며 보내지만, 실은 이 마조의 말이 채 떨어지기도 전에 이미 법은 확연히 드러나 있다.


그러나 그것을 알지 못한 채, 곧장 말에 이끌려 움직이는 그 학인 스님은 지장과 백장에게 순서대로 가 거듭 법을 묻는다. 지장과 백장은 마조스님의 뜻을 즉시 간파하여 이 스님을 매번 돌려 보낸다.


법을 물었던 학인 스님은 애초에 사구백비를 모두 떠나 곧장 법을 알려 줄 것을 마조에게 청하였으나, 정작 마조스님이 곧장 알려준 법의 소식을 바로 알아차리지를 못하고, 스스로 말에 걸리고 방편에 휘둘리고 만다.


이런 일들을 전해 들었던 마조스님은, 백장이나 지장이 모두 교묘한 방편으로 이 자리를 스님에게 일깨워 주고자 모든 분별을 다 빼앗으려고 꾀하였던 일들을 두고 지장의 머리는 희고, 회해의 머리는 검다고 평한다.


실은 이 공부를 하며 법을 묻는 학인들에게 꺼내보여 줄 수 있을 만한 것이 하나도 없음에도, 여러 조사 스님들은 마치 무언가 어마어마한 큰 묘수를 지닌 것처럼 교묘하게 지시를 하며 법의 도리를 가리켜 보이려 하지만, 근기가 높지 않은 학인들은 이것을 간파해 내지를 못한다.


실제로 불교에는 손에 쥘 만한 무엇인가를 전해줄 것이 하나도 없다. 무엇인가를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진 것을 다 빼앗아 오는 것이 불법이며 이 공부다. 무엇 하나 가리켜 보일 만한 것이 없으며, 무엇 하나 손에 쥐어줄 만한 것이 없는 것이다. 모양도 크기도 색깔도 없는 이 법의 자리를 알게 하려면 공부인들이 꼭 쥐고 있던 모든 상과 생각과 분별을 다 빼앗아버리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이 자리를 알리기란 이리도 어렵다. 어디에도 이 자리 아닌 것이 없는 이 쉽고도 쉬운 법의 자리를 알려 주기가 이토록이나 어렵기 때문에, 여러 조사스님들은 이렇게 어록에 실린 것과 같은 어려운 방법 아닌 방법들을 두루 쓰는 것이다.


자나 깨나 오직 모를 뿐 하며 그저 공부하라 하셨던 숭산스님께서도 같은 마음이셨을 것이다.

<법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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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덧붙임


한 스님이 물었다.

“언어가 마음입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언어는 인연일지언정 마음은 아니다.”


“인연을 떠나선 무엇이 마음입니까?”

“언어를 떠나서는 마음이 없다.”

“언어를 떠나서 마음이 없다면 무엇이 마음입니까?”


"마음에는 형상이 없다. 언어를 여의지도 않았고, 언어를 여의지 않지도 않았다.

마음은 항상 담연(湛然)하여서 자유자재하게 응용한다.


조사께서 말씀하시기를,

‘마음이 마음 아닌 줄 알면 비로소 마음, 마음하는 법을 안다,’ 하시니라."

[돈오입도요문론] - 제방문인참문 어록 중


***

이 법의 자리는 말있음과 말없음에 매이는 자리가 아니라 하십니다.


말로 설명하려 하면 곧장 그르치며, 그 한 마디 말이 시작되기도 전 이미 엄연한 성전일구(聲前一句)의 소식입니다만, 그러나 그 말이 나오는 그 자리 또한 법 자리 아님이 없습니다.


마음이 마음 아닌 줄만 알면 곧장 법입니다. 말이 있어도 법이요, 말이 없어도 법입니다. 마침내 마음이 아닌, 내가 있으되 내가 없는 이 법 자리에 득달할 때, 괴로움은 더 이상 괴로움이 아닙니다. 이것만이 바로 우리 스님께서 말씀하신, 공통 구조를 가진 온갖 괴로움에서 벗어날 유일한 방법 아닌 방법입니다.


이 법 하나에 다 달려 있을 일입니다.

그래서 모를 뿐으로 공부하고 또 하는 것입니다.


법상스님께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선향지 합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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